최근 끝난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뒤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소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인 엑스(X·옛 트위터)에서 사용자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서구 유력 미디어에 이어 이번엔 독일의 대표적 좌파 축구단으로 꼽히는 FC 상파울리가 엑스 철수를 선언했다.
상파울리는 1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엑스는 혐오 기계로 전락했다. 인종주의와 음모론이 유포되고 심지어 선별해 노출되기도 한다”고 주장하며 향후 엑스에서 구단 차원의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구단은 “일론 머스크가 토론 공간에서 독일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혐오 증폭기를 만들었다”면서 대체 플랫폼인 블루스카이로 계정을 옮기겠다고 밝혔다.
독일 북부 최대도시 함부르크를 연고지로 하는 상파울리는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진보적 성향의 팬층을 가진 것으로 손꼽히는 구단이다. 상파울리 엑스 계정 팔로어는 약 25만명으로 구단 팬층의 성향을 고려해볼 때 상당수가 엑스에 등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엑스 소유주이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적극 지원하고 정부효율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후 개인사용자뿐 아니라 미디어 등의 이탈이 계속되는 중이다. 이미 영국 일간 가디언과 스페인 일간 라방가르디아가 허위정보 유포 등을 비판하며 엑스 계정 중단을 선언했다.
독일에서는 미국 대선 직후 머스크가 엑스를 통해 독일 진보 진영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이 SNS 플랫폼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다. 머스크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끌던 중도좌파 ‘신호등 연정’이 지난 7일 붕괴하자 엑스에 “올라프는 바보”라고 적었다. 녹색당 소속 로베르트 하베크 경제기후보호장관이 5년 만에 엑스 계정을 되살리고 총리 후보 출마를 선언하자 이번에는 “하베크는 바보”라고 쓰며 조롱했다.
머스크는 독일에 사업을 확장하며 독일 진보정부 및 환경단체 등과 충돌한 전력이 있다. 과거 독일에 테슬라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환경당국 승인이 지연되자 독일 관료주의를 거세게 비난했고, 독일공장 생산능력을 배로 늘리기로 하고 확장을 추진하다가는 환경단체 반발에 계획을 대폭 축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