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임플란트 시술 중 드라이버 기도에 걸려…부산 환자, 300㎞ 이송 후 제주서 응급수술

당시 기관지내시경 가능 병원 없어
의료사태 장기화 “제주로 역이송 현실화”

부산에서 임플란트 시술 중 기관지에 이물질이 걸려 위급한 환자가 의료사태 장기화로 조치가 가능한 인근 병원을 찾지 못해 300㎞ 떨어진 제주도까지 이동, 응급치료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제주대병원에 따르면 70대 A씨는 지난 8일 오후 4시쯤 부산지역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던 중 임플란트 장비(스크루 드라이버)가 기도를 통해 들어가 기관지에 걸렸다.

 

제주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제주대병원 제공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이물질 제거를 위한 기관지 내시경 시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았지만, 주말을 앞둔 금요일 야간 시간대로 접어들어 전국 병원에 기관지 내시경이 가능한 곳이 없었다.

 

결국 구급대는 A씨를 약 300㎞ 떨어진 제주대병원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A씨는 119 헬기로 당일 오후 11시 42분쯤 제주대병원에 도착했고, 의료진은 즉시 기관지 내시경 시술을 진행해 안전하게 스크루 드라이버를 제거했다.

 

A씨는 12일 합병증 없이 퇴원해 무사히 부산으로 돌아갔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제주에서 발생한 응급환자가 헬기로 다른 지역으로 급히 이동되는 일은 있었지만, 다른 지역의 응급환자가 제주까지 야간에 이송되는 일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사태 장기화로 이제는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타지역 응급환자가 전원하는 상황이 현실화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전문질환군 기준비율인 35%를 웃돌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거점지역응급의료센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중증질환에 대한 최종치료기관으로서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방암, 대장암 전문 교수진을 영입해 암수술을 확대해가고 있다”며 “일부 분야 의료진 부족으로 인한 부분적인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