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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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아래서 발견한 ‘지장시왕도’ 300여년 만에 충북문화유산 됐다

충북 영동군 중화사 ‘지장시왕도’가 도 지정 문화유산이 됐다.

 

충북도는 ‘영동 중화사 지장시왕도’를 지난 8일 충청북도 유형 문화유산으로 지정 고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영동 중화사는 통일신라시대 건립된 사찰이다.

 

충북 영동군 중화사 지장시왕도. 충북도 제공

지장시왕도는 조선 후기 1690년 중화사 대웅전에 봉안하기 위해 조성한 불화로 알려졌다.

 

300여년 만에 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셈이다.

 

지장시왕도는 지장보살을 본존으로 명부에 있는 10명의 시왕을 함께 그린 그림이다.

 

지장보살은 지옥에서 중생을 구원하는 불교의 보살이다.

 

이 그림은 1969년(추정)에 수리되었다.

 

수리 전 그림을 변형하거나 채색을 전면으로 칠하는 방식이 아닌 손상된 부분만 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그림 중심이 되는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 복식의 옷 주름과 문양 등을 원형에 가깝게 그렸다.

 

손상되지 않은 부분은 그대로 남겼다.

 

그림 상단의 하늘과 하늘꽃 표현 등은 17~18세기 초 불화의 특징이 그대로 담겼다.

 

이 지장시왕도는 2013년 중화사 요사채 해체 중 마루 아래서 발견했다.

 

이후 중화사 선방에 둘둘 말아 보관해 왔다.

 

지난해 중화사 주지 스님(철우)이 “현왕도‘ 지정 신청을 위해 영동군청에 문의하면서 ’지장시왕도‘가 세상에 알려졌다.

 

영동군 정유훈 학예연구사는 지장시왕도의 가치를 알아보고 지난 2월 도에 문화유산 지정 신청을 했다.

 

도는 이듬해 현지조사에서 말아서 보관해 생긴 화면 꺾임 현상과 박락이 진행돼 훼손이 우려되는 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관 방법 등을 자문했다.

 

이번 지정에 이어 내년에 문화유산 보수 정비 사업으로 지장시왕도 보전 처리도 시작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영동 중화사 지장시왕도는 1690년 조성 당시 모습과 20세기 중엽 수리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이자 조선 후기 충북 불교 미술의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영동 중화사 현왕도에 이어 지장시왕도를 발굴해 지정한 것처럼 숨어 있는 지역 문화유산을 추가 발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화사 현왕도는 지난 3월 8일 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현왕은 사람이 죽어 3일 만에 재판을 받는다는 명계(사람이 죽은 뒤에 간다는 영혼의 세계)의 왕으로 현왕도는 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그린 불교 그림이다.

 

이 현왕도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며 죽음을 바로 눈앞에서 본 사람들이 죽은 이들의 명복을 비는 마음과 부모를 향한 효심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작연대는 1790년, 봉안처 중화사 대웅전 등 제작 화승과 당시 불사에 관여한 스님 명단과 시주자의 이름까지 불화 조성기록인 화기에 남아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