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가 늘어나고 고분양가가 지속되며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청약 경쟁률과 매매량 모두 상승세로, 업계에서는 소형 아파트를 향한 관심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매량도 ‘쑥’… 서울 43.8% 증가
17일 부동산R114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까지 전국 기준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32.41대 1로, 전년 동기(14.07대 1) 대비 2배 이상 높아졌다.
이는 같은 기간 전용 60∼85㎡ 이하의 1순위 경쟁률(9.49대 1→11.42대 1)이 소폭 오르고, 전용 85㎡ 초과 아파트(17.8대 1→7.89대 1)는 오히려 낮아진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특히 서울의 경우 올해 전용 60㎡ 이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70.8대 1로, 전년(평균 52.08대 1) 대비 3배 넘게 올랐다.
소형 아파트의 매매량 증가세도 눈에 띈다. 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전국 전용 60㎡ 이하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15만2640건으로, 전년 동기(13만747건)보다 16.7% 증가했다. 서울은 같은 기간 43.8%(1만3929건→2만34건) 늘었다.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진 데는 우선 1∼2인 가구가 늘어난 점이 한몫했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1∼2인 가구 수는 총 1609만8712가구로, 전체(2410만5045가구)의 66.8%에 달한다. 이는 5년 전인 2019년 10월(60.3%)보다 6.5%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1∼2인가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소형 아파트 수요층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통계청이 올해 9월 발표한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2037년 1인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1%로, 2인가구는 33.0%로 늘어날 예정이다.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이 1∼2인가구가 되는 셈이다.
분양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작은 면적의 아파트가 가격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다는 점도 인기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소형 아파트를 향한 관심을 촉발한 1∼2인가구 증가세와 분양가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만큼 소형 아파트의 인기 상승이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575만9000원으로, 기존 역대 최고가였던 올해 9월(569만2000원) 분양가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3.3㎡(1평)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1903만8000원에 달한다.
HUG가 발표하는 월별 평균 분양가격은 공표 직전 12개월 동안 분양 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 사업장의 평균 분양가를 의미한다.
◆소형 아파트 인기에 몸값도↑
소형 아파트 인기로 서울에서는 가격 상승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신수동 신촌숲아이파크 전용 59.376㎡(28층)는 이달 2일 1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3월 같은 면적(19층)이 14억원에 거래됐는데 8개월 만에 2억4000만원이 올랐다.
강서구 등촌동 가양역두산위브 전용 31.17㎡(14층)는 지난달 5일 직전 최고가(5억2000만원)보다 4300만원 오른 5억6300만원에 손바뀜되면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소형 아파트 수요 증가에 발맞춰 분양시장에서도 전용면적 60㎡ 이하 새 아파트 공급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에서는 DL이앤씨가 이달 영등포구 유원제일1차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짓고 있는 ‘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를 분양한다. 총 550가구의 규모로, 이 중 일반분양 물량 111가구가 모두 전용 51∼59㎡의 소형 아파트로 구성된다.
롯데건설도 이달 성북구 삼선5구역 재개발을 통해 선보이는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에 전용 59㎡ 소형 아파트를 구성해 선보인다. 총 1223가구의 대단지로, 509가구(전용 59·84㎡)가 일반분양이며 일반분양 물량 중 전용 59㎡는 369가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