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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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파격… 백악관 대변인에 ‘역대 최연소’ 27세 레빗 [트럼프 2기 시대]

트럼프 대선 캠프 대변인 출신
에너지 장관엔 석유기업 CEO
기후변화 회의론 주장해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 인사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후보자들의 자격과 판단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A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국방장관으로 지명됐지만 군 수뇌부를 지휘한 경험이 없어 자질 논란이 있었던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는 2017년 성폭력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헤그세스 변호인은 정치 전문 매체 액시오스에 그는 잘못이 없지만 수사 사실이 알려지면 폭스뉴스 진행자 자리를 잃을까 봐 소액을 주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몸 곳곳에 새겨진 문신도 논란이다. 헤그세스의 팔에 있는 ‘데우스 불트(Deus Vult·신께서 그것을 원하신다)’라는 문구는 중세 십자군전쟁 당시 군사활동과 종교적 폭력을 정당화하는 의미로 사용됐다. 최근 백인우월주의 단체들은 이를 반이슬람 구호로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깨 아래쪽에 있는 무기 모양의 문신 등도 백인우월주의적 신념의 상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법무장관 후보자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플로리다주)의 미성년자 성 매수 의혹은 목격자가 등장하며 다시 떠오르고 있다. ABC방송에서 조엘 래퍼드 변호사는 “내 의뢰인 중 한 명이 (게이츠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며 “(윤리위원회) 조사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게이츠는 미성년자 성 매수 외에도 불법 약물, 선거자금 개인 용도 전환 등으로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아왔다. NBC방송은 이날 공화당 내에서도 게이츠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며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52명 중 약 30명이 게이츠의 장관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과거 의료계를 경악시킨 백신 가짜뉴스를 퍼뜨린 음모론자다. 그는 반(反)백신 단체를 설립한 후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불소 반대론자이기도 한 그는 “불소가 골절과 암을 야기한다”며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후보자 부실 검증 논란 뒤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즉흥적인 인선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뒤 사저로 돌아가는 2시간 비행 동안 게이츠를 법무장관 후보자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역시 국방장관 후보군에 대한 발표를 듣던 중 갑자기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에서는 전직 관료 등의 조언을 받아 인선했지만, 지명한 이들이 자신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며 외부 조언보다는 충성도를 가장 큰 기준으로 인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