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하고, 대만에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일정을 마감한다.
프리미어12 3회 연속 4강 진출의 꿈은 물거품이 됐지만, 대만에서 얻은 소득도 있다.
2024년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최고 타자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은 프리미어12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타자'로 부상했다.
박성한(26·SSG 랜더스)이 공수에서 맹활약하면서 한국 대표팀은 유격수 고민을 완전히 해결했다.
박영현(21·kt wiz)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오승환(42·삼성 라이온즈)처럼 무시무시한 직구를 던지며 '국제 무대에서도 통하는 투수'로 인정받았다.
김서현(20·한화 이글스)의 국제 경쟁력도 확인했다.
대회 시작 전부터, WBSC, MLB닷컴, 대만 언론은 입을 모아 김도영을 '프리미어12를 빛낼 스타'로 꼽았다.
김도영은 올해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타율 0.347, 38홈런, 40도루, 109타점, 143득점으로 활약했다.
KBO리그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 기록을 작성했고, 득점과 장타율(0.647) 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프리미어12에서도 김도영은 공을 멀리 보내고 그라운드를 빠르게 달렸다.
14일 쿠바와 경기에서는 올해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를 차지한 리반 모이넬로를 두들겨 만루 홈런을 작렬했다.
18일 오후 1시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호주와의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김도영은 13타수 4안타(타율 0.308), 2홈런, 6타점, 1도루를 올렸다.
안타 4개는 모두 장타(홈런 2개, 2루타 2개)였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280으로 한국 대표팀 중 가장 높다.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 30개를 범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수비에서 안정을 찾았던 김도영은 프리미어12에서는 뛰어난 순발력으로 강한 타구를 여러 차례 잡아내며 약점마저 지워냈다.
17일 현재 한국 대표팀 OPS 2위는 박성한(1.136)이다.
박성한은 대만전에는 결장했지만, 쿠바(4타수 2안타), 일본(4타수 2안타)을 상대로 멀티 히트를 쳤고, 도미니카공화국(3타수 1안타)과의 경기에서도 역전 결승 3루타를 작렬했다.
호주전을 앞둔 박성한의 성적은 11타수 5안타(타율 0.455), 2타점, 3득점이다.
대회를 앞두고 박성한은 "국제대회에서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욕심을 내야 한다"며 "우선 내게 오는 공은 모두 잡고, 타석에서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미어12에서 박성한은 공수 모두 만점에 가까운 활약을 했다.
투수 중에서는 박영현이 가장 돋보였다.
박영현은 14일 쿠바전에서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 2탈삼진으로 막았고, 16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는 1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 1탈삼진으로 구원승을 올렸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묵직한 직구가 2천500rpm(분당 회전수)의 회전력까지 갖추자 힘 있는 중남미 타자들의 배트도 밀렸다.
한국 야구팬들 사이에서 '박영현 투입 시기'가 논쟁거리가 될 만큼 이번 프리미어12를 통해 박영현은 '대표팀 마무리 또는 핵심 불펜' 자리를 확실하게 꿰찼다.
김서현의 호투도 반가웠다.
2023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서현은 기복 탓에 아직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지만, 이번 프리미어12에서 시속 155㎞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져 3경기 3이닝 3피안타 무실점 3탈삼진으로 잘 던졌다.
국제대회에서 '구위형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대표팀 소집 훈련 때만 해도 최종 승선을 확신하지 못했던 김서현은 구위로 자체 경쟁을 뚫었고 국제대회에서 재능을 맘껏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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