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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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사는데 시집·장가 가냐고?…오히려 결혼하고 싶어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인 가구 중에서 혼자서 잘 사는 사람들은 결혼할 생각도 많다는 조사가 나왔다.

 

흔히 혼자 잘 살면 결혼을 꺼릴 거로 생각하지만 ‘혼자 잘 살면 둘이서도 잘 산다’는 얘기처럼 혼자보단 둘을 원했다.

 

앞선 17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수도권과 광역시에 혼자 살면서 독립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25세에서 59세까지의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나 홀로 사는 청년들 20대와 30대 중에서 지금 혼자 사는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결혼하겠다는 생각도 오히려 덜 갖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혼자 사는 지금이 만족스럽다고 생각할수록 결혼 생각을 더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1인 가구 생활이 불만족스럽다는 20~30대는 결혼 의향도 57.6%에 그쳤다. 보통 정도는 된다는 사람들은 59.4%, 만족한다는 사람들은 62.2%로 오히려 점점 더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배경에는 지금 생활에 만족하는 젊은 1인 가구라면 일단 경제적으로도 일정 이상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소득이나 자산을 갖췄을 가능성이 크고, 혼자 살아보니 “내가 생활을 잘 꾸리네”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사는 삶에도 좀 더 기대감,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지금 1인 가구로서의 생활 만족도와 앞으로 결혼 의향 사이에 40~50대는 뚜렷한 상관관계를 찾을 수가 없었다고 연구소 측이 밝혔다.

 

이 연령대에서는 혼자 사는 지금에 만족하는 사람 중에 '앞으로도 절대 결혼할 생각이 없다'가 무려 30%를 넘어갔다. 연령상 이미 결혼생활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고 지금까지 잘 구축해 놓은 1인 생활에 변화를 원치 않는 모습이 엿보인다.

 

한편 싱글남녀들은 과거 '외로움'을 최대 고민거리로 꼽았던 반면 최근에는 '경제적 안정’을 가장 많이 꼽았다.

 

우선 1인가구의 3대 걱정거리는 경제적 안정(22.8%)이 가장 많았고. 이어 외로움(18.1%), 건강(17%) 순으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였던 2022년에는 외로움이 19.6%로 가장 컸고, 경제적 안정(19.1%), 건강(16.7%) 순이었다.

 

급등한 물가에 생활비 부담을 느끼는 1인가구가 늘면서 최대 걱정거리가 바뀐 모습이다.

 

실제로 1인가구는 월평균 소득 315만원 중 생활비에 128만원(40.8%)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비 지출 비중은 2년 전 38.7%에서 2.1%p 증가했고 고금리가 겹치면서 대출상환 지출 비중도 10.8%에서 12.6%로 늘었다.

 

이러한 가운데 혼자 식사하는 방식에 대한 응답에서도 '직접 밥을 해먹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55.5%에서 60.4%로 늘었다. 건강 염려와 함께 고물가로 식비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