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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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반값·출산 땐 전액 감면… 전북, 파격 저출생 대책 내놨다

道 ‘위기 극복 종합대책’ 발표

청년·신혼부부 내 집 마련 부담 경감
‘반할 주택’ 500호 2026년 공급 등
취업·결혼·출산·양육·가족 친화
71개 사업에 1089억 대대적 투입
정읍·남원엔 공공산후조리원도

전북도가 지역 청년과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반할 주택’(반값 임대료 아파트) 500호를 조성해 2026년부터 공급한다. 입주 시 임대료를 절반으로 낮추고 자녀 출산 시에는 이를 전액 감면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한다. 공공임대주택 보증금도 기존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높이고 민간 주택 전세자금 대출 이자(최대 150만원) 지원도 시범 추진한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18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거와 일자리, 임신·출산·양육, 일과 가정 양립 등을 아우른 저출생 위기 극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전북청년 희망 High(하이), 아이 Hi(하이)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종합대책은 취업과 결혼, 출산, 양육, 가족 친화 문화 확산 등 4개 분야에 걸쳐 71개 사업(총 1089억원)으로 구성됐다. 임대주택 등을 제외한 사업 대부분은 내년부터 곧바로 추진해 사업의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청년 결혼 비용으로는 1000만원을 융자하며, 출산 시에는 이를 50%를 감면해 준다.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비용은 200만원까지 지원한다. 청년들의 구직(월 50만원)과 재직(월 30만원), 지역 정착(월 10만원)을 지원하는 패키지 사업도 대상 인원을 30%가량 늘린다. 채용 기업에는 고용 보조금 지원액을 1.5배 늘린다. 청년 창업농에게는 스마트팜을 패키지로 제공하고 영농 시 정착금으로 월 80만원씩 최대 2년간 지원한다.

출산 분야에서는 소상공인과 농어업인을 중심으로 신혼부부나 출산 가구에 대해 2억원 금융 지원과 이자 보전(연 3%) 혜택을 주고 출산 급여로 80만∼90만원을 지급한다. 공공기관이 앞장서기 위해 공직·출연기관 임용 시 3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를 우대하는 제도를 전북특별법 특례에 반영한다. 공공부문 보육 특별휴가도 연간 5일에서 10일로 늘리고 출산 축하 복지포인트와 근평 실적 가점도 첫째 자녀부터 적용·확대한다.

전북 지역에 전무한 공공산후조리원 등을 정읍, 남원, 익산 3곳에 건립하고 산후 회복 비용(20만원)을 지원한다. 난임 부부 시술비를 남성에게도 적용해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하며, 중소기업 남성 근로자의 육아 휴직 시 장려금으로 월 30만원씩 3개월간 지원한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24시간 시간제 보육 시범 기관을 운영하며, 이용 대상도 36개월에서 5세 아동까지 확대한다. 다자녀 가정 육아용품 지원(20만원)을 3자녀에서 2자녀로 확대하고 진료·종합검진 시 비급여 본인부담 의료비 20∼30%를 감면해 준다.

전북 인구는 1966년 252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02년 200만명이 붕괴되고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유지해 올해 10월 말 현재 174만명에 그쳤다.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8명으로 광역 지자체 중 경기(0.77명) 다음으로 낮고,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인 조혼인율은 3.1건으로 2016년 이후 8년째 전국 최저치에 머물고 있다. 청년인구는 올해 8월 말 현재 39만명으로 지역 전체 인구의 22.3%를 차지하지만 일자리와 교육 등 사유로 매년 7700∼1만2000명 정도가 외부로 순유출되고 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