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매년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수련환경 만족도 조사에서 올해 ‘만족’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가 18일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실에 제출한 ‘2024년도 전공의 수련환경 만족도 조사’를 보면 소속 수련병원의 수련환경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만족’ 응답은 41.8%, ‘매우 만족’은 23.2%를 기록했다. 65.0%가 만족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각각 40.3%, 23.2%로 총 63.5%를 기록해 전체 ‘만족’ 응답이 1.5%포인트 상승했다.
조사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에 근거해 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2018년부터 매해 실시하고 있다. 통상 매해 5월경 실시하는데 올해는 의·정 갈등으로 조사 여건이 마땅치 않다는 판단하에 지난달에서야 진행됐다. 올해 조사에서는 현재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 177명이 참여했으며 인턴 비중은 26.2%, 나머지는 1∼4년 차 레지던트다.
업무 강도에 대한 만족도도 올라갔다. 병원 내 업무 강도에 대해 만족하냐고 묻자 전공의 40.1%가 ‘만족’, 24.3%가 ‘매우 만족’이라고 답했는데 지난해 응답률은 각각 33.5%, 20.4%에 그쳤다.
수련교육과정에 만족한다는 비율도 늘었다. 지난해에는 ‘만족’과 ‘매우 만족’이 각각 39.5%, 23.2%였는데 올해는 44.6%, 21.5%로 전체 3.4%포인트 증가했다. 올해 조사 참여율은 지난해(12.2%)와 비슷한 11.5%이지만, 대상자는 의·정 갈등에 따른 전공의 이탈로 10분의 1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245곳 수련병원 중 134곳, 1만3488명 대상자 중 1639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올해는 60곳에 대상자는 1545명이었고, 참여자는 177명이다.
다만 이번 결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한계가 있다. 의료계에서는 의·정 갈등 상황에도 수련환경 만족도가 올라간 데 대해, 병원에 남은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신원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남은 전공의들의 특성을 고려하면 지난해와 비교해 모수가 완전히 바뀐 셈”이라고 설명했다. 즉 병원에서 근무 중이라는 점 자체가 수련 의지가 큰 전공의일 것이라는 의미다.
법에 근거한 조사이니만큼 신뢰도를 높이고, 더 엄밀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올해 4월 전공의·의대생 1581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이들은 한국 의료의 문제점으로 ‘현실적이지 않은 저부담 의료비’(90.4%·복수응답)에 이어 두 번째로 ‘비인간적인 전공의 수련 여건’(80.8%)을 꼽았다.
정부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 국회에서 감액되긴 했으나 전공의 수련환경 관련 예산은 올해 79억원에서 내년 2771억원으로 의결됐고, 앞서 5월에는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42개 수련병원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