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토트넘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10만 파운드(1억7650만원) 중징계가 내려졌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벤탄쿠르에게 이러한 징계를 확정했다.
우루과이 출신인 벤탄쿠르는 지난 6월 2024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자국 방송에 출연했다.
벤탄쿠르는 방송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아니면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은 어때? 어차피 걔네는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며 농담을 던졌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뉘앙스의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이는 ‘눈 찢기’ 행동과 함께 동양인을 향한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로 꼽힌다.
논란이 일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하며 “그건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고 말했다. 손흥민도 “벤탄쿠르는 의도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한 것이 아니다”며 “우린 형제”라며 사과를 수용했다.
손흥민은 이후에도 지난 9월 카라바흐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첫 경기를 앞두고 “벤탄쿠르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며 “우리는 모두 인간이고 누구나 실수한다”며 다시 한 번 팀 동료를 감쌌다.
그러나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벌여온 단체인 ‘킥잇아웃’이 이 사건과 관련한 여러 제보를 토트넘 구단과 당국에 전달하는 등 논란이 확산하자, FA가 징계 절차를 시작했다.
FA 징계위원회는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최소 6경기에서 최대 12경기의 출전 정지 징계를 규정하고 있다.
벤탄쿠르의 7경기 출전이 불가능해지면서 토트넘의 전력 약화도 불가피해졌다.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경기에서 5승 1무 5패를 거둔 토트넘은 11위로 떨어져 반등이 시급한 상태다.
중앙 미드필더인 벤탄쿠르는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7차례 선발 출전하는 등 10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 중인 토트넘 핵심 미드필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