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8시 찾은 울산 남구 공업탑로터리(사진). 수백여대의 출근길 차량이 잔뜩 몰려 있었다. 이곳은 울산 시내 문수로·삼산로·봉월로·두왕로·수암로 5개 도로가 합류하는 지점이다. 교통섬을 가운데 두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4개 차선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각각의 진출입로로 나가는 구조다.
기자는 진출입로 앞 신호등을 보고 문수로 방향에서 차량을 진입했다. 그러자 갑자기 옆 차선에 있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차선을 넘어왔다. 뒤에 있던 경차와 시내버스가 아슬아슬하게 차선을 옮겨다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공업탑로터리 앞에서 만난 한 운전자는 “복잡한 로터리 구조로 접촉사고가 한두 번 나는 게 아니다”고 혀를 찼다.
울산의 중심 공업탑로터리가 차량 보험사기 대상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국무조정실·울산시에 따르면 2021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3년간 공업탑로터리에서 발생한 고의 차량 교통사고는 43건이다. 이 사고로 지급된 보험료는 1억4892만원. 같은 기간 고의 차량 교통사고가 확인된 전국 시내 교차로 15곳 가운데 가장 많은 건수다. 공업탑로터리 다음으로는 울산 신복교차로(사고 15건, 보험료 5718만원), 광주 A교차로(14건, 6695만원) 등의 순이었다.
공업탑로터리에서 고의 사고가 잦은 이유는 로터리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4개 차선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각각의 진출입로로 나가는 구조다 보니 옆 차선으로의 침범이 일어날 수밖에 없어 사고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험 사기범들은 차선 변경 등 운전이 미숙한 자동차가 보이면 슬며시 접근해 접촉사고를 유도했다. 차선을 바꾸는 자동차 측면 가까이 바짝 붙여 자연스럽게 접촉사고가 나도록 하는 것이다.
국무조정실·울산시·울산경찰청 등은 공업탑로터리 고의 교통사고 줄이기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무조정실은 공업탑로터리 현장 점검 결과를 토대로 올해 중 울산시에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지침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