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위안이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사건 1심에서 징역형의 중형을 선고받은 소식을 접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가족의 반응이다. 김 전 처장 유가족의 반응은 김 전 차장과 친분이 깊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함께 수사를 받았던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본부장 입을 통해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19일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 출연했다. 그는 지난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유죄 선고 이후 김 전 처장의 유족과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처장 배우자께 종종 연락을 드린다”면서 “15일 (유죄) 결과 나오고 통화를 했는데, (김 전 처장 배우자가) ‘조금은 위안이 된다’고 얘기를 하시더라”고 했다.
김 전 처장 배우자는 떡볶이 분식집에서 일해 생계를 꾸리고 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가장이 하루아침에 없어지니까 마음이 많이 아프다”면서 “떡볶이집 같은 곳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계신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김문기는 딸 바보 같은 사람이었다. 가족을 굉장히 아꼈다”며 “특히 딸, 아들 자식들 얘기가 나오면 벌벌 떠는 사람인데 그 사람이 갑자기 없어졌으니 가족들이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처장의 딸은 올해 수능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이 대표에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재판부는 이 대표와 김 전 처장, 유 전 본부장 셋이 골프 친 사실을 유죄 판단 근거로 삼았다. 호주·뉴질랜드 출장에서 골프를 치며 함께 찍은 사진을 증거로 국민의힘이 “서로 아는 사이였다”고 주장하자 이 대표가 대선후보였던 2021년 방송에서 “단체 사진 중 일부를 떼 내 조작했다”고 말한 부분이 유죄가 됐다.
재판부는 “이 대표의 발언은 유권자 입장에서는 ‘호주 출장 중 김씨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 ‘의혹이 조작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러나 이 대표가 김씨와 골프를 함께 친 것이 맞는 만큼 이는 허위 사실”이라고 했다.
김 전 처장의 유족은 이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도 출석해 “이 대표가 성남시장일 때 두 사람이 모를 수가 없는 관계였다”고 주장해 왔다.
고인의 아들은 “2021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가 아버지 발인이었는데 그날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후보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나와 춤을 췄다”며 “이 모습을 80대 친할머니가 TV에서 보고 오열하고 가슴을 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방송에서 “이재명이 잘못되고 난 뒤 남은 사람은 몇 명이 될지 볼 것”이라며 “이들은 권력이 유지될 때만 주변에 머무는 아부 군단이고, 권력이 끝나면 가장 먼저 떠날 사람들”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은 아부하는 사람 없이 권력이 세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재명이 최민희 의원 같은 사람을 위원장 자리에 앉히고, 김민석 의원을 민주당 최고위원 자리에 쓰는 건 다 충성도나 쓸모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 전 처장은 2021년 12월21일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 개인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그는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이듬해 2월 경기 분당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김 처장의 부검 결과를 전달받은 뒤, “타사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