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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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회전문 인사’ 말고 후반기 국정운영 뒷받침할 개각돼야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3세션 '지속가능한 발전과 에너지 전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4.11.20/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남미 순방을 마치고 오늘 귀국하면 본격적인 인사 개편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개각 시기는 내달 중하순으로 예상되는데 여권 안팎에서는 벌써 구체적인 이름이 흘러나오고 있다. 2022년 윤 정부 출범과 함께 기용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임명된 지 2년이 넘은 장관에 대한 교체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지난 4월 총선 직후 발탁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내각과 대통령실 인사 하마평에서 획기적인 쇄신 의지는 읽히지 않는다.

총리 후보로는 여권의 다선·중진 의원 4, 5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국회 인준을 고려해서인지 모두 대야관계가 무난한 인물들이다. 다만 친윤(친윤석열) 색채가 강한 이런 인사들로 국정 기조 변화를 상징하고 국민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장관급 인사 하마평에서도 윤 정부 원년 멤버가 다른 요직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이런 식의 인사가 진행될 경우 ‘그 나물에 그 밥’이라거나, 돌려막기식 인사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이 “회전문 인사 하지 말고 제대로(참신한 인물을) 발굴하려고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내놨을 정도다. 이번 인사에서는 양극화 타개 등 후반기 국정 목표를 실현하고 급변하는 대외 정세에 맞서 효과적으로 국익을 관철해 나갈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자 최근 여권은 눈에 띄게 이완되고 들뜬 모습을 보인다. 야당의 악재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여권 내에서 이젠 변화·쇄신하자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다시 오만해지고 있다는 인상도 준다. 홍철호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이 그제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지난 7일 대통령 회견에서 나온 질문과 관련해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주장한 게 대표적인 예다. 당시 해당 기자의 질문은 시의적절했다는 점에서 홍 수석의 발언은 어처구니가 없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초유의 위기여도, 지지율이 여전히 바닥을 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 명태균씨 의혹 등으로 국민은 여전히 윤 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김 여사와 명씨를 둘러싼 논란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여권이 ‘이재명 판결’에 편승해 국민의 쇄신 요구를 어물쩍 넘기려 한다면 더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