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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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친미’ 때리던 中관영지 “한중 협력 여지” 돌변

尹 “美·中 선택문제 아냐” 언급 호평
글로벌타임스, 관계 개선 기대감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과 중국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중 협력의 여지를 남긴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글로벌타임스는 20일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경제, 문화, 안보를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중국과 미국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한국은 두 강대국(미·중) 사이에서 한쪽 편만 들 수 없다”며 “중국과 한국 간 협력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 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윤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 후인 지난 18일 브라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미국과 중국 양국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배경에 대해 “중국과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균형 잡힌 외교 전략이 한국의 이익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가장 효과적인 접근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접근 방식은 중·한(한·중) 협력의 경제적 중요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음을 반영한다”며 “특히 세계 경제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중·한 협력 안정과 심화는 한국의 경제 성장과 산업 고도화에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글로벌타임스는 윤석열정부가 극단적인 친미 노선을 취하고 있다며 비난해 왔지만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페루 리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2년 만에 정상회담을 가진 뒤 한·중 관계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는 쪽으로 논조가 달라졌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중·한 협력은 외부 압력에도 여전히 광범위한 발전 전망을 가지고 있다”며 기술과 환경 보호, 신에너지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어 지역 협력에서 양국 간 조율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추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협력 발전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