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에 서울의 ‘빅5급’ 대형 종합병원이 들어설 전망이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증·응급의료시설이 부족한 부산권역의 필수의료 기반시설을 확충해 응급실 과밀화와 수도권 환자 쏠림현상을 해소하고, 남부권 의료벨트 구축에 청신호가 켜졌다.
21일 부산시와 해운대백병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부산시청 국제의전실에서 ‘(가칭)동부산권 중증질환 전문센터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협약이 체결되면 두 기관은 △(가칭)동부산권 중증질환 전문센터 건립사업 추진을 위한 상호협력 △공공보건의료사업 등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 마련 △학교법인 인제학원 주사무소를 부산시내로 이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가칭)동부산권 중증질환 전문센터는 2033년까지 해운대백병원 인접 부지인 부산 해운대구 좌동 1428번지 1만3991.5㎡에 약 700병상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암센터 △희귀난치성 질환센터 △이식센터 △소아·청소년센터 △권역응급의료센터 △심·뇌혈관센터가 들어서게 된다.
시는 중증질환 전문센터 건립을 위해 공유재산인 해운대구 좌동 1428번지 부지를 종합의료시설로 용도 변경하고, 지난 6월 시의회 동의를 얻어 매각을 결정했다. 지난 9월 공개입찰을 통해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해당 토지를 매입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가칭)동부산권 중증질환 전문센터가 준공되면 해운대백병원은 기존 900병상에서 1600병상 이상 초대형 종합병원으로 거듭난다. 규모면에서 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에 이어 전국 5위권 대형병원으로 변모해 서울대병원(1820병상)에 버금가는 규모의 상급종합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박형준 시장은 “협약을 계기로 필수의료 기반 시설 확충을 위한 중증질환 전문센터 건립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란다”며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요소 중 하나인 지역 완결적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운대백병원이 중증질환 전문센터를 더해 확장하면 필수의료 불균형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증질환 의료 인프라가 부족해 서울로 ‘원정 치료’를 떠나는 중증질환자 불편도 줄어들 전망이다. 부산지역 환자들의 서울 원정치료 비율은 전체 환자의 20.3%로, 연간 약 67만여 명에 달한다. 이에 따른 직접적인 의료비만 9080억원에 달하고, 숙박과 교통비 등 간접비용까지 포함하면 연간 1조원 이상이 역외로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제학원 관계자는 “해운대백병원 증설이 마무리되면 지역 완결형 의료 체계가 완성돼 지역 환자 역외 유출을 상당 부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