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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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획량 초과 여부 등 수사…모의실험으로 재연

사망·실종 14명 금성호 침몰사고 원인 규명 주력
제주해경,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등 혐의 선사 입건

사망자 4명과 실종자 10명이 발생한 ‘제주 금성호 침몰사고’를 수사하는 해경은 적정 어획량 초과 여부 등 침몰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부산 선적 대형 선망 금성호(129t) 침몰 사고 닷새째인 13일 제주 비양도 북서쪽 22㎞ 사고해역에서 해경 등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임성준 기자

제주해양경찰서는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부산 중구에 있는 A 선사 등을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선사 압수수색을 통해 사고 배 자체 수리 내역 등 복원력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했다. 아울러 다수 인명 피해가 발생한 만큼 선사 측에서 선원에게 안전교육을 이행했는지 입증할 자료도 압수했다. 

 

특히 해경은 어선 침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사고 시뮬레이션(모의 실험)도 추진하고 있다. 

 

복원력과 관련된 어선 유류량, 식수량, 그물 무게, 어획량 수치 등도 파악하고 있다. 복원력 관련 수치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등 전문기관에 의뢰해 당시 사고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사고 당시 금성호가 조업한 어획물은 240t가량으로 추정된다. 

 

선사는 사고 등으로 해양에 기름을 유출시킨 혐의를 받고있다.

 

선체 불법 증개축 여부 조사를 위해서는 향후 선체 인양을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해경 관계자는 “침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해야 한다. 완벽한 증거물인 선박은 현재 심해에 침몰해 있어서 관련 수치를 최대한 과학적인 방법으로 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 해역에선 함선 36척, 항공기 6대 등을 동원한 해상 및 항공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해경 등 유관기관 인력 394명은 해안가도 수색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어도호의 사이드 스캔 소나도 전날에 이어 수중 수색에 동원됐다.

 

이와 함께 심해잠수사 투입을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 기상 악화로 애월항에 피항했던 민간구난업체 바지선이 이날 오전 사고해역으로 돌아와 고정 작업을 하고 있다.

 

바지선 고정 작업이 완료되면 심해잠수사가 바닷속 상황을 살필 예정이다. 심해잠수사는 바닷속 그물을 피해 침몰한 금성호 선체까지 접근할 수 있는지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현재 금성호는 수심 90m 해저에 가라앉아 있다.

 

당초 관계 당국은 선체 접근 및 수중 수색에 앞서 그물 제거를 진행하려 했으나, 1주일 이상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계획을 바꿨다.

 

아울러 해경은 일본과 중국 측에도 실종자 발견시 즉시 통보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사고 해역에서 일본 해역까지 거리는 250㎞, 중국 해역까진 445㎞다.

 

해경 관계자는 실종자들이 먼바다로 떠밀려 갔을 가능성에 대해 “해류·조류 등으로 인해 바닷속 상황을 장담할 수 없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선적 129t급 대형 선망 어선 금성호는 지난 8일 오전 4시 31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배가 기울고 있다는 신고 후 완전히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가운데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됐고 이 중 한국인 2명이 숨졌다.

 

나머지 12명(한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2명)은 실종 상태였으나, 이들 중 한국인 선원 1명의 시신이 9일 야간 수중 수색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데 이어 10일에도 한국인 선원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이로써 사망자는 4명으로 늘고 실종자는 10명(한국인 8명, 인도네시아인 2명)이 됐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