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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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실력 한 번 볼까? 샤오미·DJI ‘가성비’ 검증 [이동수는 이동중]

中 전자기기 ‘무서운’ 추격 속도
‘대륙의 실력’ 대표주자 샤오미
글로벌 1위 드론업체 DJI까지
‘갓성비’로 韓 소비자 구애 나서

중국산 전자기기가 극한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자기기의 대표격인 모바일 제품의 경우 중국 업체들은 저가 공세에 치중한 탓에 스마트폰, 태블릿 등 글로벌 모바일 절대 강자인 삼성전자의 안방에서 번번이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최근 중국발 직접구매(직구) 열풍과 함께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심상찮다. 중국 전자기기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가성비로 과반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경우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디자인드 앤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과연 가성비를 뛰어넘는 ‘한 방’을 갖췄는지 알아봤다.

해당 일러스트는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됐습니다. 

◆샤오미 ‘레드미패드 SE 8.7’ 써보니

 

태블릿은 중국 직구 열풍의 핵심축이다.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업체들이 현지에서 출시한 태블릿이 가성비 입소문을 탔고, 고가의 플래그십이 부담스러웠던 국내 소비자들을 흡수했다. 최근 국내 태블릿 업체들도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데, 그 배경엔 중국의 태블릿 침공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태블릿의 가성비를 확인하기 위해 샤오미가 가장 최근 국내에 공식 출시한 ‘레드미패드 SE 8.7’을 2주간 사용해봤다. 메모리 4기가바이트(GB) 모델이 14만9800원, 6GB 모델이 19만9800원으로 모두 20만원 안쪽의 저가형 태블릿으로 출시됐다.

 

결론은 ‘게이머를 제외하면 최고의 가성비 태블릿’이라는 것이다.

샤오미 레드미패드 SE 8.7

태블릿의 용도는 크게 전자책, 영상 시청, 필기 등 학업, 게임 등으로 구분된다. SE 8.7은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용도에서 최적의 성능을 보여줬다. SE 8.7은 모바일 기기의 두뇌인 프로세서로 대만 미디어텍의 ‘헬리오 G85’ 칩셋을 선택했는데, 해당 칩셋은 저전력으로 구동되는 강점이 있지만 고사양 게임을 실행하기엔 버거웠다.

 

SE 8.7은 373g의 가벼운 무게로 휴대성을 갖췄고, 22㎝(8.7인치)의 콤팩트한 화면 크기로 한 손 사용에 무리가 없었다. 211.58×125.48×8.8mm(가로×세로×두께) 사이즈로 점퍼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어색하지 않았다.

 

인상 깊은 점은 화면 밝기다. 최대 밝기가 600니트(nit, 1니트는 촛불 1개 밝기)로 강한 햇빛 아래서 사용해도 화면을 잘 볼 수 있었다. 20만원 미만 라인에서 600니트 밝기를 구현한 태블릿은 드물다. 올해 출시된 100만원대 아이패드 에어(M2) 13인치의 최대 밝기가 600니트다.

 

화면 전환의 부드러움 정도를 나타내는 화면 주사율은 최대 90㎐로, 플래그십 수준은 아니지만 저가형 태블릿 중에선 높은 편이다. 5대 3 비율의 화면에 소형 태블릿임에도 1340×800의 해상도를 갖춰 전자책을 읽을 때 유용했다. 다만 고해상도 영상 재생은 불가능했다.

 

배터리는 6650㎃h로 같은 크기에 비슷한 가격대인 갤럭시탭 A9(7040㎃h)보단 작지만 준수한 편이다. 샤오미 최신 운영체제인 하이퍼OS의 최적화, 헬리오 G85 칩셋의 저전력 구동 덕에 실사용에선 부족함이 없었다.

 

후면 카메라는 800만 화소로 사진 촬영보단 QR코드 스캔 등 부가적인 기능으로 사용하기 위해 탑재된 것으로 보인다. 색상은 그라파이트 그레이, 오로라 그린, 스카이 블루 3가지로 출시됐는데 고급스럽다거나 공을 들인 느낌은 없었다.

 

◆입문용 드론 최강자 ‘DJI 네오’

 

중국의 DJI는 글로벌 점유율이 60%가 넘는 세계 최대 드론 제조사다. 가격부터 성능까지 경쟁사가 없어 대표적인 중국의 ‘갓성비’ 브랜드로 꼽힌다.

 

DJI 제품 중 지난 9월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주목받은 DJI 네오(사진)를 사용해봤다. IFA 2024에서 DJI가 받은 22개의 상 중 19개가 네오 몫이었다.

DJI 네오

드론 조작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네오는 금방 익숙하게 다룰 수 있었다. 당초 네오가 조종기가 불필요한 ‘제로 임계치’ 드론을 목표로 한 제품이라서다. 135g의 ‘가장 가볍고 작은 드론’으로 출시돼 조종을 위한 별도 자격증이나 트레이닝도 불필요하다. “헤이, 날아”(Hey, Fly) 한마디면 드론이 손바닥 위에서 날아오르고, 촬영이 끝난 뒤 드론이 홈 포인트로 복귀하면 손바닥을 기체 밑에 대기만 해도 알아서 안착했다.

 

네오는 브이로그용에 최적화됐다. 사용자 얼굴을 인식시킨 뒤 비행을 시작하면 네오가 설정된 모드에 따라 사용자 주변을 날며 촬영했다. 인공지능(AI) 피사체 추적 기능이 있어 개인 사진 촬영작가처럼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 특히 프런트 팔로(전면 추적) 기능이 유용했다. 사용자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든 네오가 사용자의 전면을 인식해 촬영해주는 기능으로, 짐벌이나 삼각대 없이도 나만의 촬영기사가 생기는 것이다.

 

소음은 문제가 됐다. 드론을 띄우면 울려 퍼지는 프로펠러 소리에 주위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휴대성을 극대화해 언제 어디서나 사용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제품인데, 인적이 드문 곳에서 사용하는 편이 좋다. 

 

영상을 찍을 땐 스마트폰에 DJI 네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프로펠러 소음을 제거하고 음성은 스마트폰으로 따로 녹음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음질이 뛰어나진 않아서, 전문적인 브이로그 촬영이라면 별도 마이크를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콤팩트한 사이즈임에도 1200만 화소 사진을 찍거나 4K UHD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점은 인상 깊었다. 촬영 결과물은 와이파이로 스마트폰에 연결해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었다. 실험 결과 배터리 완전충전 시 17∼18분 드론을 날릴 수 있는데, 용도에 따라서 추가 배터리가 필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은 드론 기체 단품이 24만원대, 추가 배터리 등을 포함한 콤보팩은 44만원대로 책정됐다. 휴대성과 AI 피사체 추적 등의 기능 등을 갖춘 입문용 드론 중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가성비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여행지에서 특별한 사진과 영상을 남기고 싶다면 최적의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 중’은 핑계고, 기자가 직접 체험한 모든 것을 씁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