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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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본고장서 베일 벗은 아이오닉9… 전기차 캐즘에 ‘승부수’

현대차, 美 LA서 최초 공개

저항 최소화해 ‘보트’같은 외관
동급 최대 여유로운 공간 구현
1회 충전으로 최대 532㎞ 주행
미국 조지아주 공장서 생산 예정
2025년 초부터 국내서 판매 시작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 인근의 언덕에 호젓하게 자리 잡은 저택 골드스테인 하우스. LA의 명소인 이곳에서 석양이 지는 풍경을 배경으로 아이오닉9이 매끄러운 실루엣을 드러내자 전 세계 약 300명의 취재진과 인플루언서에게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현대차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본고장 미국에서 첫 대형 전동화 SUV 아이오닉9을 화려하게 공개하며 전동화 리더십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이오닉9으로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제품군을 확장하며 위축된 전기차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무뇨스 사장 기념촬영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골드스테인 하우스에 전시된 아이오닉9 앞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이날 현대차는 아이오닉9의 월드 프리미어 장소를 이례적으로 모터쇼 행사장이 아닌 LA의 상징적 건축물로 선택했다. 미국의 억만장자 제임스 골드스테인의 저택인 골드스테인 하우스는 향후 LA 카운티 미술관(LACMA)에 기증돼 열린 공간이 될 예정이다.

지성원 현대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 전무는 “미국은 대형 SUV의 본고장이고 LA가 전기차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자신감 있게 런칭을 하는 것”이라며 “골드스테인 하우스가 아이오닉9이 지향하는 가치인 ‘빌트 투 빌롱(Built to belong·공간 그 이상의 공감)’과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 초 국내에서 아이오닉9 판매를 시작해 미국, 유럽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현대차는 첫 대형 전기 SUV 모델을 출시하며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고객층을 넓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아이오닉9은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새로운 메타플랜트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라며 “한국 울산의 전기차 공장과 함께 2030년까지 연간 2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오닉9은 주요 모서리와 루프 라인 등이 매끄러운 곡선으로 연결돼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날렵한 외관의 보트를 연상시켰다.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에어로스테틱 실루엣이다.

에어로스테틱은 에어로다이내믹(공기역학)과 에스테틱(미학)의 합성어로 공력의 미학을 담은 디자인을 뜻한다. 이런 디자인과 다양한 기술이 결합해 대형 SUV로는 최고 수준인 공기저항 계수 0.259를 달성했다.

실내는 긴 휠베이스와 3열까지 확장된 플랫 플로어를 바탕으로 아늑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구현했다. 전장 5060㎜, 축간거리 3130㎜, 전폭 1980㎜, 전고 1790㎜로 넓은 공간을 갖추고 동급 최대 수준의 2, 3열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보했다.

아이오닉9은 항속형과 성능형 모델로 나뉘어 출시된다. 후륜 모터 기반 2WD 항속형 모델은 최고 출력 160kW, 최대 토크 350Nm, 전비 4.3㎞/kWh,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532㎞의 성능을 갖췄다. 4WD 성능형 모델은 최고 출력과 토크가 2배가량 높고 주행가능 거리 501㎞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구현된 월등한 공간 경쟁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