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한국 고고학 위해… 책 1만여권 기증한 일본 학자

60년 연구 매진 구라쿠 요시유키
국립중앙박물관에 2600권 기증
20년 전 1만2000권 이어 두 번째
한국과 오랜 인연… 연구 발전 기대

60여년간 일본의 주요 문화유산 현장을 누비며 고고학 연구에 매진해 온 일본인 학자가 한국에 연구 자료를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구라쿠 요시유키(工樂善通·85) 일본 오사카 부립 사야마이케박물관 명예관장이 일본 고고학 및 역사학 관련 도서 2600권을 박물관에 기증했다고 21일 밝혔다. 2004년에 이어 두 번째 기증이다.

1939년생인 구라쿠 관장은 메이지대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나라국립문화재연구소 아스카(飛鳥) 자료관 학예실장과 매장문화재센터장을 지내며 일본의 주요 문화유산 발굴 현장을 이끈 고고학자다. 평생 야요이(彌生) 시대 연구에 집중해왔다. 특히 농업고고학과 야요이 시대 칠기공예, 토목고고학 분야에서 일본 내 권위자로 꼽힌다.

구라쿠 요시유키 일본 오사카 부립 사야마이케박물관 명예관장이 일본 고고학 및 역사학 관련 도서 2600권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우리나라 고고학계와 오랫동안 교류해 온 구라쿠 관장은 20년 전인 2004년에도 연구 자료 1만2000여권을 기증해 일본고고학 관련 정보의 갈증에 시달리던 국내 관련 학계에 상당한 도움을 준 바 있다. 구라쿠 관장은 한·일 우호 증진과 연구협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한국 정부로부터 국민포장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기증한 자료는 그가 평생에 걸쳐 수집·소장해 온 자료와 역사 연구서다. 오사카·나라·교토 등 일본 서부 지방을 중심으로 발굴한 자료, 아스카 고분 조사 자료 등 단행본과 조사 보고서가 약 1900권에 달한다. 일본의 역사와 문화, 동북아 지역 고고학 연구에 도움이 되는 자료로 평가받는다.

박물관 측은 “구라쿠 관장이 박물관에 기증한 책은 총 1만4600권”이라며 “국립중앙박물관이 그동안 기증받은 책 가운데 가장 많은 수량”이라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현재 도서관 안에 구라쿠 관장 이름을 딴 기증 문고를 설치해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앞으로 우리나라 고고학 연구와 발전에 기여하고 관심 있는 일반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