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21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미래 성장 동력인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와 연구개발(R&D) 분야를 강화에 무게를 뒀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으로 경영진 대부분이 유임된 가운데,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를 4년 만에 교체했다.
LG에 따르면 신규 임원 중 23%(28명)를 ABC 분야에서 발탁했다. 특히, AI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연구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80년대생 3명을 신규 선임했다. 또 신규 임원 21명은 R&D 임원이다. 전체 R&D 임원은 218명으로, 역대 최다 규모다. 특허 관리 체계 구축과 특허 조직 역할 강화를 위해 특허 전문가 2명도 승진 인사를 냈다.
AI 강화 차원에서 LG유플러스 신임 CEO에는 홍범식(사진) 사장을 선임했다. 홍 신임 사장은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 모니터그룹 파트너, SK텔레콤 신규사업개발그룹장, 글로벌컨설팅 기업 베인&컴퍼니코리아 대표 등을 거쳐 2019년 LG에 합류했다. 통신과 미디어, 테크놀로지 등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홍 신임 사장은 다른 통신사와의 AI 경쟁에서 LG유플러스가 우위를 점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사업본부장은 3명이 신규 선임됐다. LG전자는 ES(에코솔루션)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신임 본부장에 이재성 부사장을, LG화학은 석유화학사업본부장과 첨단소재사업 본부장에 각각 김상민 전무와 김동춘 부사장을 선임하는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김영락 부사장과 LG CNS CEO 현신균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서 고객가치, 영업, 재무, 마케팅, 인사 등 다양한 분야 여성 임원 7명을 선임했다. LG 내 여성 임원 수는 2018년 29명에서 올해 역대 최다인 65명으로 늘었다. 80년대생 임원 수는 모두 17명으로 5년간 3배 증가했다.
LG는 올해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 10명도 새로 영입했다. LG화학의 경우 북미 외교 전문가로 꼽히는 고윤주 전 제주특별자치도 국제관계대사를 영입해 지경학적 리스크 대응력을 높였다.
전체 승진 규모는 지난해 139명보다 줄어든 121명이다. 신규 임원은 86명으로, 역시 지난해(99명)보다 규모가 줄었다.
LG는 “도전적 목표를 세워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높일 것을 강조한 구광모 ㈜LG 대표의 경영철학을 이번 인사에 반영했다”며 “ABC를 중심으로 미래 준비를 철저히 하며, 각 분야에서 역량과 성과를 입증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변화를 가속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