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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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노린 우크라… “러, ICBM 발사”

우크라, 美·英미사일로 잇단 공격
“북한군 파병 러 본토서 파편 발견
러시아는 ICBM 첫 실전 사용”
크레믈궁은 “확인해 줄 수 없다”
정부, 러 쿠르스크 전역 여행금지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사용해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지 하루 만인 20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지원받은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로 러시아 본토를 또다시 공격했다.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스톰섀도 미사일은 파병된 북한군이 집결한 쿠르스크 지역에 집중돼 북한군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스톰섀도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우크라이나를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전쟁 중에 ICBM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ICBM이 실전에 사용된 것도 처음이다.

불타는 우크라 주택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자 러시아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전략무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한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를 소방관들이 진압하고 있다. 드니프로=로이터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서방 당국자의 말을 인용, 우크라이나가 영국에서 지원받은 스톰섀도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군사 블로거를 인용, 북한군이 파병된 쿠르스크 지역의 마리노 마을에서 스톰섀도 파편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다수 영국 언론도 자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스톰섀도가 우크라이나전 개전 이래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로 사용됐다고 전하고, 이 미사일의 행선지가 북한군이 배치된 쿠르스크였다고 지목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서방 미사일로 잇달아 본토 공격에 나서자 사거리가 수천㎞에 달하고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 탑재가 모두 가능한 전략무기 ICBM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21일 오전 러시아 카스피해 인근 도시 아스트라한에서 발사된 ICBM이 Kh-101 순항 미사일 7발과 함께 중동부 도시 드니프로의 남쪽으로 날아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발사했다는 ICBM이 어떤 모델인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매체인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 러시아의 ICBM인 RS-26 ‘루베즈’가 드니프로 타격에 사용됐다고 전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 5800㎞로, 음속의 5배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요격 시스템인 패트리엇 미사일로는 격추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가 발사한 것이 ICBM이 아닌 일반 탄도미사일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러시아는 ICBM으로 공격했다는 우크라이나군 발표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ICBM 발사 여부를 확인해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며 “군에 연락하기를 추천한다. 이 주제에 대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격화하는 전황에 외교부는 러시아 쿠르스크 전역에 대해 22일 0시부터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발령했다. 4단계 발령 지역에 방문·체류하는 경우 여권법 등 관련 규정에 의거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