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큰 공분을 일으킨 ‘불광동 대리기사 사커킥’ 사건의 가해 부부에게 최근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 13일 대리기사 A씨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편 B씨에게 징역 4개월을, 부인 C씨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8월 13일 밤 10시 40분쯤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부부는 대리운전을 요청해 온 A씨와 말다툼 끝에 그를 발로 차는 등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부는 처음에 A씨가 “우리 아이를 밀쳤다”고 주장했으나, 사건 당시의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아이가 스스로 달려와 A씨에게 부딪혀 넘어지는 장면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부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폭력을 행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가 먼저 폭언을 했다거나 아이를 밀쳤다고 주장하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공판기일에 불출석하며 재판에 불성실하게 임한 점 ▲특히 B씨가 누범 기간 중 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판결 직후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했다. 검찰 역시 “선고된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장을 제출해 사건은 2심으로 넘어가게 됐다.
한편, 피해자인 A씨는 형사 사건 외에도 민사 소송을 통해 추가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건은 단순한 폭행 사건을 넘어 대리기사와 고객 간의 관계, 폭력 사건 처리 과정에서의 책임 소재 등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