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다리가 아파.”
초등학교 자녀가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많은 부모들이 “키가 크려고 한다”고 대답한다. 소위 ‘성장통’이다. 성장통은 3∼12세 사이 아이들에서 종아리, 허벅지, 무릎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낮보다는 밤에 통증이 심해 간혹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아이들도 있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소아정형외과 민재정 교수는 “성장통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며 “일부에서는 성장기에 뼈가 자라는 정도와 근육, 인대 등 뼈 주변 조직의 성장 속도가 달라 생기는 일종의 근육통이라 여겨지고 있다. 또 뼈가 성장하면서 뼈를 싸고 있는 골막이 늘어나 주위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도 하며, 미처 발달이 덜 된 아이들의 근육이 낮 동안 심하게 쓰이느라 피로해져 밤이 되면 더 아프다는 설도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통은 주로 활동성이 많은 남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한쪽보다는 양쪽 다리의 증상을 많이 겪는다.
성장통 자체는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 중 하나인 만큼 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아이의 아픔 정도가 심하고 △통증이 3주 이상 지속될 때 △통증의 강도가 점점 심해질 때 △한쪽 다리만 아프다고 할 때 △아침이나 오전에 아프다고 하거나 △아침까지 통증이 지속될 때 △다리를 주물러주면 더 아프다고 할 때 △발열이 동반될 때 △통증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를 때는 소아정형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찰을 받아야 한다.
민재정 교수는 “골절, 탈구, 염좌와 같은 외상성 질환뿐만 아니라 소아 류마티스나, 칼슘이나 인 등 무기질 대사에 이상이 생겨 뼈가 약해지는 ‘대사성 질환’도 성장통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O형이나 X형 다리 등 무릎 각도에 이상이 있거나 평발인 경우에도 생체역학적인 과부하 때문에 무릎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골종양이나 백혈병, 혈우병 등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성장통이라고 진단을 하기 위해서는 통증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들을 감별한 후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자다가 갑작스런 통증을 호소하면 간단하게 다리를 주물러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리의 혈액순환이 좋아져서 일시적으로 아이가 시원함을 느낀다. 다리를 주물러 주는 것은 치료 겸 진단의 효과가 있기도 하다. 성장통이 아니라 뼈나 근육, 힘줄 등에 심각한 이상이 있다면 만지고 주무를수록 대체로 통증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민 교수는 근육과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칼슘과 비타민D 섭취 등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줄 것을 조언했다.
그는 “무엇보다 아이에게 편안한 신발을 착용토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너무 딱 맞거나 혹은 너무 커서 헐렁이는 신발은 불필요한 다리 근육의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굽이 너무 딱딱하지 않고 아이의 발과 다리가 편안할 수 있는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