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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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서 머리 감다 ‘응급실’ 실려 간 사연

‘미용실 뇌졸중 증후군’ 주의보…위험군, 예방 방법
이모(34)씨는 집 근처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고 샴푸 서비스를 받았다. 평소처럼 편안하게 머리를 감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10분 후 귀가하면서 갑자기 오른쪽 몸에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균형을 잡기 어려워졌고, 심한 구토와 현기증이 일어났다. 급히 응급실로 실려 간 이씨는 뇌졸중 진단을 받았다. 원인은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으면서 과도하게 목을 뒤로 젖히고 힘을 주었던 것. 이로 인해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제한되었고, 뇌로 이어지는 혈관이 손상되거나 혈전이 발생하여 뇌경색을 유발한 것이다. 이씨는 “머리가 뜨거워지고 구토를 하며 팔다리에 힘을 잃었다”며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고백했다. 그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회복했지만, 미용실에서의 작은 사고가 얼마나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을 때는 일상적으로 머리를 감는 자세와는 다르게 의자에 몸을 기대고 목을 뒤로 젖히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이 자세는 편안해 보일 수 있지만,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일시적으로 제한될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미용실 뇌졸중 증후군’은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을 때 목을 과도하게 젖히는 자세에서 비롯된다.

 

이 과정에서 목 근육이 긴장하고, 외부적으로 과신전 작용이 가해져 뇌로 가는 혈관이 손상되거나 찢어질 가능성이 생긴다. 심각한 경우 혈전(피떡)이 떨어져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중·장년층과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환자는 위험성이 높다.

 

한 전문가는 “고위험군은 똑바로 앉은 자세에서 휴대용 분무기로 머리를 감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뇌경색 등의 뇌졸중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신속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 치료를 받으면 예후가 크게 개선된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미용실뿐만 아니라 ▲요가 자세 ▲머리 위로 무거운 물건 들기 ▲테니스 ▲치과 진료 ▲전구 끼우기 ▲자동차 후진 시 목을 과도하게 돌리는 행동 등과 같은 목 긴장과 과신전 상황에서도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목을 지나치게 젖히는 상황을 피하고,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미용실에서 머리 감을 때 주의해야 할 점

 

-머리 감는 시간은 3분 이내로 유지

-주기적으로 자세 바꿔 긴장 완화

-목이 20도 이상 젖혀지지 않도록 하기

-의자, 싱크대 높이 조절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