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한 부산일보 기자의 태도를 문제삼았다가 논란이 되자 사과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향해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입으로만 하는 사과도 국민 요구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언론노조와 부산일보 등이 홍 수석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며 “심지어 보수 언론조차 사설·칼럼을 통해 홍 수석과 대통령실의 잘못된 언론관을 강하게 질타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변인은 “홍 수석이 진심으로 대통령을 위한다면 즉각 사퇴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의 신호탄이 돼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 그토록 왕처럼 모시고자 했던 대통령에 대한 충성이 진심이었음을 입증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변인은 “회칼 테러’ 발언으로 6일 만에 사퇴한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전철을 되풀이 하지 말길 바란다”며 “홍 수석이 자리보전을 하려 할수록 국민과 언론의 사퇴 요구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수석은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7일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당시 질문했던 부산일보 박석호 기자를 두고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사과를 했는데 마치 어린아이들에게 부모가 하듯이 ‘뭘 잘못했는데’(라고 묻는 식의) 태도는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해 물의를 빚었다.
박 기자는 기자회견 당시 윤 대통령이 주변 일로 심려를 끼쳤다며 ‘포괄적인 사과’를 하자 “국민들이 과연 대통령이 무엇에 대해 우리에게 사과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다”며 보충 설명을 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윤석열정부 들어 대통령실 참모 입에서 나온 실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황상무 전 수석은 지난 3월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던 중 MBC 기자한테 “잘 들으라”며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해 논란을 자초했다.
황 전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정보사 요원들이 중앙일보 자매지인 중앙경제신문 오홍근 사회부장에게 흉기를 휘두른 일이다. 오 부장이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라는 칼럼을 쓰자 군이 불만을 품고 언론인을 집 앞에서 흉기 테러한 천인공노할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