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을 적용하면 위층 러닝머신 소음은 거의 안 들립니다.”
김병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성능개선팀장은 21일 세종시 LH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 내에 마련된 국내 최대 규모 층간소음 시험시설 ‘데시벨35랩’(㏈ 35 Lab)에서 이같이 말했다.
실제 이날 기자가 LH의 자체 층간소음 1등급 기술 모델이 구현된 공간에서 위층 러닝머신 소음을 들었을 때 미세한 진동 정도만 느껴질 뿐 불편함은 없었다. 층간소음 4등급 수준이 적용된 아파트에서 윗집 거주민이 러닝머신을 뛸 때 아랫집에서 느끼는 소음은 32∼33㏈ 정도인데, 1등급 기술 모델을 적용할 경우 21∼22㏈까지 낮아진다.
1등급과 4등급의 차이는 실생활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의자 끄는 소리나 ‘발망치’(발뒤꿈치로 세게 걸을 때 나는 소음) 등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났다. 의자 끄는 소리의 경우 4등급 아파트는 아랫집에서 느끼는 소음이 46㏈ 수준이나 1등급 적용 시에는 35㏈로 줄어들었다.
LH는 내년 하반기 설계에 들어가는 공공주택부터 층간소음 1등급 기술을 전면 적용해 ‘도서관에서 속삭이는 소리’ 수준으로 소음을 낮춘 주택 공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3기 신도시 공공주택에 1등급 바닥구조가 적용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바닥 콘크리트 슬래브 위에는 소음을 흡수하기 위한 완충재와 난방배관을 설치하기 위한 모르타르가 시공된다. LH는 이 완충재와 모르타르의 성능을 높여 바닥으로 전해지는 층간소음을 줄이는 방안에 초점을 두고 2022년부터 관련 기술 및 공법을 연구해 왔다. 총 1300회가 넘는 현장 테스트를 거쳐 바닥 두께 상향(21㎝→25㎝), 고성능 복합완충재 시공, 바닥 상부 모르타르 강도 개선 등을 통해 LH는 자체 1등급 기술 모델을 정립했다.
1등급 바닥구조는 4등급에 비해 1가구당(전용면적 59㎡ 기준) 공사비가 400만원, 3등급보다는 300만원가량 높아진다.
이한준 LH 사장은 “바닥 두께를 더 얇게 하면서도 층간소음 1등급을 맞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면 소비자 부담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면서 층간소음 문제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늘어나는 공사비는) 원가 절감 등을 통해 공급자(LH) 차원에서 감내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LH는 내년 3월부터 데시벨35랩을 자체 층간소음 시험시설이 없는 중소기업 등에 전면 개방해 기술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간 개발해 온 층간소음 저감 기술 요소와 시공법, 실증 결과도 중소 민간 건설사들과 공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