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가 응찰자의 실수로 최저 입찰가격의 1000배가 넘는 6700억원에 낙찰되는 일이 발생했다.
경매에 처음 임하는 응찰자가 입찰표를 잘못 작성해 입찰 보증금을 잃는 경우가 빈번한 만큼 사전에 입찰표를 써두는 등 조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25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 전용 85㎡ 물건이 6700억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의 감정가는 8억원이나 지난달 15일 한 차례 낙찰되며 80% 수준인 6억4000만원에 다시 경매가 진행됐다. 낙찰가율은 8만3750%로 나타났다.
이런 초유의 가격에 낙찰이 이뤄진 것은 응찰자가 6억7000만원을 써내려다가 '0'을 세 개 더 붙인 실수 때문으로 전해진다.
응찰자는 법원에 '매각 불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다만 입찰표 작성 실수는 원칙적으로 매각 불허가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그대로 잔금 납부 기일이 잡히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잔금을 내지 않고 계약을 포기하게 되면 최저 입찰가의 10%인 입찰보증금 6400만원을 날리게 된다.
이처럼 응찰자가 입찰 금액을 잘못 써서 보증금을 날리는 것은 한 달에 한 번꼴로 발생할 정도로 잦은 실수라는 게 경매업계의 설명이다. 경매 초보자들이 경험 없이 입찰표를 작성하는 탓이다.
지난 6월에도 경기 화성시 병점동 병점역에듀포레 전용 85㎡ 물건이 감정가 3억9300만원의 806.62%인 31억6999만여원에 낙찰됐다가 대금 미납으로 경매가 취소됐다. 결국 지난 8월 다시 진행된 경매에서 3억5622만여원(낙찰가율 90.64%)에 재매각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입찰 실수를 줄이려면 우선 입찰 법정에서는 긴장할 수 있으므로 미리 입찰표를 출력하거나 확보해 집에서 작성한 후 입찰장에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며 "아니면 입찰장에서 초과하는 금액대 칸을 손으로 가리고 작성하는 등 개인이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