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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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남녀공학' 갈등…대학 본부·총학 논의 진전 없어

피해 책임 문제 놓고 갈등 불거질 가능성도
지난 1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이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규탄하며 벗어놓은 학교 점퍼를 앞에 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며 본관 점거를 이어가고 있는 동덕여대 총학생회와 대학 본부가 추가 논의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25일 동덕여대에 따르면 학교 처장단과 총학생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3차 면담을 진행했으나 지난 면담에서 합의된 내용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결렬됐다.

 

면담에는 총장을 비롯한 학교 측 10명과 총학생회장 등을 포함한 학생 측 10명이 참석했다.

 

이번 면담은 지난 14일, 21일 면담에 이은 3차 면담으로, 학생 측은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완전히 철회할 경우 본관 점거를 해제하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학교 측은 향후 남녀공학 논의 재개시 학생들과 협의를 통해 진행하겠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발표하는 것을 전제로 총학이 본관 점거를 풀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맞섰다.

 

학교 관계자는 “전체적인 큰 틀에서 서로 협의가 된 게 없어 일찍 끝난 것으로 안다”며 “배상 관련이나 법적인 처리 등은 논의조차 못 했다”고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학교 측은 학생 측에 추후 논의 일정을 공문으로 전달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이날 간담회 결과를 반영해 오후 중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학생들의 시위에 따른 피해에 대한 책임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총학생회가 공개한 면담 속기록 등에 따르면 양측은 기물 파손 문제에 관해 공방을 벌였다.

 

학교 측은 래커칠 등을 거론하며 "총학생회에서 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지적했고, 학생 측은 "학우들이 분노로 자발적으로 행동한 것"이라고 맞섰다.

 

특히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취업박람회가 취소되면서 주관업체가 요구한 손해배상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학교 측은 이번 사태에 따른 전체 피해 규모를 최대 54억4000만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취업박람회 취소를 이유로 총학생회에 손해배상 청구서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남성단체 신남성연대는 이번 사태에서 발생한 기물 파손 등을 이유로 이날 서울 종암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신남성연대는 이번 사태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폭도들의 신상을 특정해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남성연대 배인규 대표는 지난 19일 세계일보에 “유튜브 공지에도 나오있지만 (일부) 폭도들의 락카 구매 영수증과 계좌를 확보했다”며 “동덕여대 앞 집회를 마치고 폭도들의 신상을 특정해 경찰에 고발하겠다”며 이같이 전했다.

 

앞서 그는 “지금 여대는 ‘페미사관학교’가 됐다”면서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