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치러진 우루과이 대통령선거에서 중도좌파 연합 ‘광역전선’(FA)의 야만두 오르시(57) 후보가 당선됐다. 5년 만에 중도좌파가 재집권하면서 중남미 좌파 정권의 연쇄 집권(핑크 타이드) 기조는 더욱 확연해졌다. 그러나 여당 우파 세력은 패배에 깔끔히 승복하고 정권교체를 돕겠다고 밝히며 ‘품격 있는 정치’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우루과이 선거법원은 개표율 99.97% 기준 오르시 대통령 당선인이 49.84%를 득표, 45.87%를 얻은 집권당인 중도우파 국민당의 알바로 델가도(55) 후보에 승리했다고 밝혔다. 오르시 당선인은 내년 3월1일 취임한다.
오르시 당선인은 승리 연설에서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적 대화(national dialogue)를 거듭 촉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모두를 포용해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 통합된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나를 뽑지 않은 유권자들 역시 민주주의의 구성원”이라고 강조한 오르시 당선인은 중도우파 측 인사까지 내각에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현지 일간 엘파이스는 보도했다.
여당 소속 루이스 라칼레 포우 현 대통령도 곧바로 오르시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정권 교체를 적극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델가도 후보 역시 패배에 승복하고 국가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우루과이 대선이 지구촌 곳곳에서 극심한 정치적 분열이 드러난 ‘슈퍼 선거의 해’였던 올 한 해를 의미 있게 마무리하는 선거라고 평했다. 다른 남미 국가인 베네수엘라의 경우 지난 7월 치러진 대선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이 부정선거 의혹에 휩싸인 채 3선 성공을 선언, 야권과 그 지지자들의 대선 불복에 따른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남미 국가 중에서 상대적으로 부유하고 안정적인 나라로 꼽히는 우루과이는 정치적으로도 온건파가 득세해왔다.
오르시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치안 강화, 빈곤층 복지 확대, 청렴한 정책 결정 프로세스 확립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친(親)기업·성장 정책도 약속하며 중도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어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