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선진국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25일 ‘주요국과의 비교를 통한 한국 가계부채 현황과 리스크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의 최근 5년간 연평균 가계부채 증가율은 1.5%로, 선진국 중 홍콩(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추산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92%로, 주요국 중 스위스와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3분기 말 역사상 최고치인 99.2%를 기록한 뒤 올해 1분기까지 지속해서 낮아졌다. 명목 GDP가 가계부채보다 빠르게 늘어난 덕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연평균 가계부채 증가율은 스위스(0.5%)나 호주(-2.4%), 캐나다(-0.3%), 네덜란드(-4.1%)에 비해 한국이 월등히 높았다. 이에 따라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순위도 2014년 14위에서 2022년 5위까지 뛰어올랐다.
연구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주요국의 가계부채 비율이 완만하게 감소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한국과 중국, 태국, 홍콩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따른 가계부채 리스크는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봤다. 한국의 주택 구입 목적 가계대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60.2%로 글로벌 평균(66.8%)을 밑돌았다. 아울러 한국의 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도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8년 연속 하락해 세계 평균의 75.2%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