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통보한 전 여자친구를 그의 집에 침입해 살해하려 한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배성중)는 살인미수, 특수주거침입 혐의로 구속기소된 A(28)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범행 도구를 몰수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올해 5월18일 오전 4시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전 여자친구 B씨 집에 침입해 미리 준비해 간 둔기로 피해자를 수차례 내리쳐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당일 B씨의 집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택배가 도착했으니 받아가라”는 휴대전화 메시지로 피해자를 유인했다. A씨는 현관문 옆에서 기다리다가 B씨가 집에서 나오자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집안으로 도망친 B씨는 119에 신고해 달라고 A씨에게 요구했지만 이를 거절하고 다시 둔기를 수차례 휘둘렀다. B씨는 이후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가까스로 119에 직접 신고해 응급처치를 받았다. B씨는 머리뼈와 손가락이 골절돼 약 6주간의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투자 실패로 채무가 늘고 가족과의 불화가 심해진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의지하던 B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자 배신감을 느껴 피해자를 살해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범행의 동기와 준비 정도, 수단, 잔혹성 등에 비춰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피해자가 공격을 필사적으로 방어해 다행히 미수에 그쳤으나 사용한 범행 도구와 상해 정도 등을 고려하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1000만원의 공탁금을 걸었지만, B씨가 이를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