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강도 높게 지적하며 “한국 인구의 3분의 2가 사라질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를 내놨다. 최근 자신의 엑스를 통해 한국의 낮은 합계출산율을 문제 삼으며 “인구 붕괴(Population collapse)”를 언급한 것이다.
다만 최근 한국의 출생아 수가 증가하며 저출산 문제 해결에 대한 희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출생아 수는 6만 128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23명(8.0%) 증가했다. 이는 2015년 4분기 이후 34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두 분기 연속 출생아 수가 증가한 것이다.
출생아 수 증가에 따라 합계출산율도 반등하고 있다.
올해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5명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뤄졌던 결혼과 출산이 엔데믹 전환 이후 다시 활발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통계청은 당초 올해 합계출산율이 0.68명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작년(0.72명)보다 높은 0.74명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엑스에 통계청의 전망치를 인용한 게시물을 공유하며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68명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주목했다. 그는 “한국은 모든 세대에서 3분의 2가 사라질 것”이라며 인구 감소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머스크는 여러 차례 국제 석상에서 주요국의 인구 감소 문제를 지적하며 한국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해왔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서 화상으로 참여한 머스크는 “단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이 가장 큰 위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인구 붕괴가 더 심각한 위협”이라며 “현재 출산율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 인구는 지금의 3분의 1보다 더 적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2년에도 머스크는 “한국과 홍콩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 붕괴를 겪고 있다”고 말하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머스크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녀 출산을 적극적으로 장려해왔다. 그는 첫 번째 아내인 작가 저스틴 윌슨과의 사이에서 다섯 명의 자녀를 두었고, 전 여자친구 및 회사의 여성 이사 등과도 자녀를 낳아 현재 11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머스크는 자녀 대부분을 정자 기증과 체외수정 기술을 통해 얻었다.
그는 “똑똑한 사람들이 더 많은 자녀를 낳아야 한다”며 인구 붕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재단을 통해 1000만 달러(약 138억 원)를 출산율 연구에 기부하기도 했다.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위기로 떠오른 가운데, 머스크의 경고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구 감소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