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내년 1월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복수의 일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하며 이시바 총리의 방한 일정은 일본 정기국회가 소집되기 전인 내년 1월 초순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 일정대로 진행되면 한국은 이시바 총리가 취임 후 양자 외교 목적으로 방문하는 첫 국가가 돼 이시바 정부가 한국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내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으로 이시바 총리는 민간교류를 비롯한 폭넓은 협력 강화를 제안할 계획이다. 또 윤 대통령의 조속한 방일도 당부하면서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시절 복원된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 기조를 이어가는 데 노력할 예정이다.
이시바 정부는 전임자인 기시다 전 총리가 만든 한∙일 관계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기시다 전 총리가 한∙일 관계 개선을 고리로 한∙미∙일 협력을 이끌어내며 국내외에서 외교적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은 만큼, 정치적으로 유용한 자산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단단한 한∙일 관계는 한∙미∙일 협력 프레임을 공고화하는 기초 체력으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가져올 변화에 앞서 미국의 공동 우방인 한∙일의 협력이 필요하단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20일 취임한다.
이시바 총리가 보도된 일정 대로 방한할 경우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에 앞서 한국을 방문하는 셈이 된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과 중국의 군사활동 등을 배경으로 한 양국 간 방위 협력 확충 방안도 의제될 전망이다.
이시바 총리는 2017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수차례 역대 총리가 사죄의 뜻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수용되지 않은 것에 대한 좌절감도 크다. 그럼에도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계속 사죄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일본의 태평양전쟁을 ‘침략전쟁’이라고 말하며 “위안부 문제는 여성의 존엄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사죄해야 마땅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2차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이 성사될 경우 최근 사도광산 추도식 논란 등 한∙일 과거사에 대해 이시바 총리가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도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