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반(1970∼1974년) 출생한 ‘2차 베이비부머’ 세대 4명 중 1명은 부모와 자녀에 대한 부양에 노후 준비까지 걱정해야 하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0년대생은 특히 자녀 부양에 월 107만원 가량을 지출하는 가운데 10명 중 9명은 연금 개시 전까지의 ‘소득 공백’을 걱정했다. 1970년대생들은 은퇴를 앞두고 자녀가 독립한 1960년대생보다 돌봄 부담이 큰 ‘돌봄 피크’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960∼1974년 태어난 전국 50∼64세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올해 5월 실시한 ‘돌봄 실태와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70년대생의 76%는 자녀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하고 있고, 42%는 본인이나 배우자의 부모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있다고 답했다. 자녀 부양엔 월평균 107만원, 부모 부양엔 62만원을 지출했다. 자녀와 부모를 모두 부양하는 응답자는 25%로, 월평균 155만원을 부양에 지출하고 있다.
특히 은퇴를 앞뒀거나 이미 은퇴한 1960년대생(55∼64세)보다 1970년대 초반생(50∼54세·이하 70년대생)들이 주관적인 건강 지수나 노후 준비, 돌봄 부담 등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두드러졌다.
1960년대생은 이미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 43%가 자녀 부양(월평균 88만원), 44%가 부모 부양(월평균 73만원)을 하고 있었고, ‘이중 부양’ 비율은 70년대생보다 10%포인트 낮은 15%였다.
부양자의 지출 규모는 60년대생이 165만원으로 70년대생보다 조금 많았지만, 느끼는 부담의 정도는 70년대생이 훨씬 컸다.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부담스럽다’는 응답은 60년대생 46%, 70년대생 57%였고, 부모에 대한 지원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응답자는 60년대생 33%, 70년대생 48%였다. 자신의 노후에 대한 불안도 70년대생이 더 컸다.
70년대생의 80%는 현재 일을 하고 있었다. 이들 중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는 56%였다. 60년대생은 70%가 일을 하고 있었고, 46%가 노동 지속에 불안감을 느꼈다.
연금을 받기 전까지의 소득 공백에 대한 불안감도 70년대생이 91%로, 60년대생(81%)보다 컸다. 실제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는 70년대생은 50%에 그쳐, 60년대생(62%)보다 적었다. 70년대생은 39%만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이 노후의 주요 소득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70년대생은 자기 신체·정신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각각 40%, 62%만 좋다고 답했다. 연령대가 더 높은 60년대생의 ‘좋음’ 응답률 51%(신체), 75%(정신)보다도 낮다. 아울러 70년대생은 자신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사는 기간(비건강 수명)이 10.5년에 달할 것으로 전망해, 60년대생(9.0년)보다 비관적이었다.
60∼70년대생 모두 돌봄이 필요한 노년에 살기 원하는 장소로 절반 이상(52%)이 ‘살고 있던 집’을 꼽았다. 60년대생의 78%, 70년대생의 85%는 우리나라 돌봄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인식했다.
김용익 돌봄과 미래 이사장은 “60년대생은 자녀 성장과 독립으로 자녀 부양 부담이 줄어든 반면, 70년대생은 부모 부양과 자녀 교육, 자신의 노후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쳐 돌봄 부담을 과중하게 느끼고 있다”며 “돌봄 부담 정점(피크)에서의 부담감과 불안감이 건강 인식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 10여년간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대거 은퇴하면 돌봄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며 “과거 노인과는 다른 사회적 경험을 한 새로운 돌봄 세대에 맞춰 장기적 정책 연구과 개발이 절실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