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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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성별 논란’ 대만 여자복서, 월드복싱 연말대회 불참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린위팅 측, ‘선수 보호’ 위해 불참 결정

올해 열린 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을 일으킨 대만 복서가 월드복싱(WB) 주최로 영국에서 열리는 연말대회에 불참한다고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이 28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7㎏급에서 금메달을 딴 대만의 린위팅은 자신의 성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WB의 의문 제기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57㎏급에서 금메달을 딴 대만 여자 복싱 선수 린위팅. EPA연합뉴스

해당 소식통은 지난해 11월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한 신생단체 WB가 의료 관련 제도의 미비로 인해 린 선수가 완벽한 의료 정보를 제출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기밀유지 절차를 갖추지 못했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대만 의료팀이 린 선수의 의료정보를 제공받아 WB에 제출했으나 상대 선수 측이 수용을 거부했다고 소식통은 주장했다.

 

이에 따라 린 선수 측은 성별 논란으로부터 선수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린 선수의 대회 불참에 ‘무언의 항의’의 뜻도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만 교육부 체육서는 린 선수가 영국 현지에서 의료 검사를 받는 방법도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선수 권익 보장을 위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내부 통제 제도 제정을 위한 대면 회의를 WB측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만의 여야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정부가 린 선수를 위해 WB에 엄중하게 항의하는 동시에 국제 소송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국제복싱협회(IBA)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가졌다는 이유로 이마네 칼리프(알제리)와 린위팅(대만) 등 2명의 여자 복서를 실격 처분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여권에 표기된 성별을 기준으로 삼는다며 두 선수의 올림픽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해 두 선수는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WB는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이 자금줄을 쥔 IBA에 대항해 미국과 영국이 주축이 돼 설립한 신생 복싱단체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