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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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없는 식탁 상상할 수도 없어”…‘장 담그기’ 유네스코 등재 응원 나선 샘표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기원 특강 진행

“우리 한국인 DNA에는 수천년 동안 익숙해진 장에 대한 애착이 있습니다. 지금도 장이 없는 식탁은 상상하기 어렵죠.”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중구 샘표 본사 1층 ‘우리맛공간’에서 열린 ‘장(醬), 발효, 우리맛: 함께 이어가는 즐거움’ 특강. 김수연 기자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결정을 앞두고 샘표가 응원에 나섰다. 샘표는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샘표 본사에서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응원하는 뜻에서 ‘장(醬), 발효, 우리맛: 함께 이어가는 즐거움’ 특강을 진행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전문가들이 장 담그기 문화의 가치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의미 등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도시에서 장 담그는 법 시연, 여러 식재료의 조합을 맛볼 기회도 제공됐다.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는 ‘장 담그기 문화의 사회문화적 의미’를 주제로 강연했다. 정 교수는 “장은 신라 왕실의 폐백 음식으로 쓰였을 정도로 유서 깊은 문화유산이자 채소 음식과 발효 음식이 발달한 한국 식문화의 정수”라며 “장 담그기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는 한국 식문화의 정체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 식생활이 많이 서구화됐어도 여전히 장은 빠질 수 없는 식재료”라며 “장 담그기 문화는 우리 민족이 지키고 후대에 전승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이홍란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연구원은 장 담그기의 과학적 원리와 도시 생활에 맞춘 장 만들기 방법을 소개하고 시연에 나섰다. 이 연구원은 “집에서 장을 담그는 일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재료와 과정만 제대로 알면 누구나 맛있고 건강한 장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며 “취향에 맞게 내 가족이 먹을 만큼 만들며 전통을 이어가는 즐거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샘표 제공

 

최정윤 우리맛연구중심 헤드셰프는 ‘세계를 즐겁게 하는 한국의 장’을 주제로 해외 분위기를 전했다. 최 셰프는 “한식이 오랫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기 위해서는 교육, 연구뿐만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외식업·농업·유통 등 다양한 산업들과 연계해 함께 성장하는 밸류체인 형성이 중요하다”며 “샘표는 2016년부터 세계 최초의 요리과학연구소인 ‘알리시아(Alicia)’와 공동으로 연구한 ‘장 프로젝트’, 현지 음식에 장을 활용한 레시피를 개발하고, 뉴욕 연두 컬리너리 스튜디오에서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한국 장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고 전했다.

 

시음 시간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그동안 우리맛 연구와 장 프로젝트 결과를 바탕으로 연두, 양조간장, 조선간장 등 샘표 대표 장류의 풍성한 맛과 향을 음미하고, 식재료와의 어울림을 확인하는 ‘장 페어링’ 시식을 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 참가자는 “장 담그기를 사라져가는 전통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 특강을 통해 자랑스러운, 미래지향적 식문화라는 걸 알게 됐다”며 “세계적으로 K푸드가 각광받고 있는 지금, 유익하고 의미 있는 특강이었다”고 말했다.

 

샘표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발효 전문 기업으로서 우리 장 문화의 우수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장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우리맛으로 세계인을 즐겁게’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지난달 5일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의 심사를 통해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다. 등재 여부는 이달 2~7일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리는 제19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