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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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이사회 5대 5로…‘무승부’ 결과에 분쟁 지속될 듯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향배를 가를 임시 주주총회가 사실상 무승부로 끝났다. 경영권 다툼이 한층 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임시 주총을 열고 정관상 이사 수를 기존 10명 이내에서 11명 이내로 확대하는 정관변경의 건,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선임 및 사내이사 임주현 선임의 건 등을 안건으로 논의했다. 

 

서울 송파구 한미사이언스 본사. 뉴스1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개인 최대 주주 신동욱 한양정밀 회장 3자 연합이 이사 수를 11명으로 확대하는 안건을 제안했으나 부결됐다. 정관변경은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9명으로, 3자 연합 측 4명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 5명으로 구성돼 있다. 3자 연합 측은 이사 수를 11명으로 늘리고 임 부회장과 신 회장 2명을 이사로 추가해 6대 5라는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고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그러나 패배는 아니다. 일반결의 안건으로 출석 주주 과반 찬성만 얻으면 되는 신 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 안건은 통과됐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는 3차 연합 측과 형제 측이 각각 5명씩 동률을 이루게 됐다. 

 

형제 측은 이사회 우위를 내주는 상황을 피했고, 3차 연합은 5대 5 구도를 만들어 승패 없이 원점이 된 셈이다. 

 

임시 주총에서 누구도 완전한 승기를 잡지 못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3자 연합과 형제 측은 상대를 겨냥한 고소·고발을 진행하며 경영권 다툼을 소송전으로 확대한 상황이다.

 

양측은 다음달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또다시 표 대결을 벌인다. 형제 측 요구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기타비상무이사인 신 회장 등 이사 4명의 해임 안건이 처리될 예정이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지만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안건이어서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절반을 차지하게 된 3자 연합이 이사회 결의를 거칠 것을 요구하며 한미사이언스의 의결권 행사를 막아설 수도 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개편에 이어 한미약품 이사진 교체까지 조기에 결론 나지 않을 경우 양측은 내년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까지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