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에서 직장 동료를 살해한 뒤 그의 아내까지 납치한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그는 과거 지인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12년의 실형을 살고 출소해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목포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지혜)는 전날 살인, 특수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피고인은 살인 동종 전과가 있음에도 또다시 유사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와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교화 가능성이 낮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하는 극형이 불가피하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 30년과 보호관찰명령 등도 청구했다.
A씨는 지난 7월2일 오후 10시쯤 전남 목포시 동명동에 있는 직장 동료 B(40)씨의 자택에서 흉기로 B씨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당일 다세대주택 대문을 부수고 들어간 A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로 안방에 있던 B씨를 살해했다. 이들은 같은 주택 이웃으로, A씨가 범행 10일 전 피해자의 아랫집으로 이사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현장에는 B씨의 아내와 4살 딸도 머물고 있었다. 피해자는 집 안에 어린 자녀가 있어 흉기 위협을 신고하지 못했고 아이가 다칠까 저항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범행 직후 현장에 있던 B씨의 아내가 신고할 것을 우려해 납치, 여수로 향하던 중 경유지인 순천에서 풀어주기도 했다. 택시를 타고 집에 맨발로 돌아온 아내는 아이를 끌어안고 오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남보호관찰소는 과거 범죄 이력으로 전자발찌를 차고 있는 피해자와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주택에서 숨져 있는 B씨를 발견했다. 성범죄 관련 범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집에 홀로 남아 있던 아이로부터 경위를 전해 들은 경찰은 추적에 나선 지 약 12시간 만인 이튿날 오후 2시10분쯤 A씨를 여수에서 체포했다. A씨는 어망 제작 업체에서 함께 일하는 B씨가 자신보다 어린데도 평소 욕설과 반말을 자주 해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술을 마시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 2005년 2월6일 오전 3시쯤 전북 김제시의 한 주택에서 30대 지인 C씨를 살해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그는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라며 차표를 준 C씨가 그냥 돌아온 것을 타박하자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내년 1월9일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