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김건희 여사 특검을 촉구하는 교수 시국선언이 대학가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천주교 사제들도 시국선언 대열에 동참했다.
옥현진 대주교(광주대교구장), 김선태 주교(전주교구장), 김종강 주교(청주교구장), 김주영 주교(춘천교구장), 문창우 주교(제주교구장)를 비롯한 천주교 사제 1466명은 28일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내고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민심의 아우성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제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 “조금 더, 조금만 더 두고 보자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이들조차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거두고 있다”며 “사사로운 감정에서 ‘싫다’고 하는 게 아니다.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나머지 임기 절반을 마저 맡겼다가는 사람도 나라도 거덜 나겠기에 ‘더 이상 그는 안 된다’고 결론을 낸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가 어떤 일을 저지른다 해도 별로 놀라지 않을 지경이 됐다. 하여 묻는다. 사람이 어째서 그 모양인가”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에 대해 “있는 것도 없다 하고, 없는 것도 있다고 우기는 거짓의 사람”, “꼭 있어야 할 것은 다 없애고, 쳐서 없애야 할 것은 유독 아끼는 어둠의 사람”, “이어야 할 것을 싹둑 끊어버리고,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을 마구 흩어버리는 분열의 사람” 등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무엇 하는 누구인지도 모르고 국민이 맡긴 권한을 여자(김 여사)에게 넘겨준 사익의 허수아비요 꼭두각시”라며 “그렇잖아도 배부른 극소수만 살찌게, 그 외는 모조리 나락에 빠뜨리는 이상한 지도자”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사제들은 진심으로 불쌍하게 여기는 윤 대통령을 위해 기도한다면서도 “그 사람 마음 안에서 나오는 나쁜 것들이 잠시도 쉬지 않고 대한민국을 괴롭히고 더럽히고 망치고 있으니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우리는 뽑을 권한뿐 아니라 뽑아버릴 권한도 함께 지닌 주권자이니 늦기 전에 결단하자. 파면을 선고하자”고 촉구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비판하고 퇴진 촉구 및 김 여사 특검을 촉구하는 교수들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부터 가천대를 시작으로 한국외대·고려대·한양대·숙명여대와 경희대·국민대·중앙대·전남대·충남대·안동대·경북대를 비롯해 연세대, 동국대, 이화여대, 방송통신대 등 전국 대학가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 모교인 서울대에서도 교수·연구자 525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28일 서울대 박물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역사에 대한 부끄러움, 사죄와 통탄의 심정으로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