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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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2차시험 추합 없다”는 연대…다시 학원 몰리는 수험생들

2025학년도 수시논술 시험문제 유출 논란을 빚은 연세대가 다음달 8일 치르는 논술 추가시험(2차시험)에서 추가 합격자를 선발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2차시험 합격자 수(261명)에 비해 실제 선발 인원이 크게 미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연세대에 지원한 수험생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학원가 ‘파이널 특강’에 몰려들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의 모습. 뉴스1

◆“2차시험 추합 없다”…실제 선발규모 오리무중 

 

29일 연세대는 입장문을 내고 2차시험을 다음달 8일 오후 2시에 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10월 치른 1차시험에서 유출 파문이 일었던 단답형 유형은 출제하지 않기로 했다.  

 

연세대에 따르면 2차시험은 ‘최초 합격자’에 한해 등록을 허용한다. 2차시험 합격자 가운데 미등록 인원이 발생해도 추가 합격자를 선발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다음달 27일 수시 미등록 충원 등록 마감을 목전에 두고 연세대 추가 합격으로 타 대학 합격자들이 유출되는 ‘연쇄 이동’ 발생 가능성은 낮아졌다. 

 

29일 유튜브에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학원 소속 강사들이 연세대 2차시험 대비 특강을 홍보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앞서 연세대는 2차시험에서 1차와 마찬가지로 261명을 선발한다고 밝혔지만, 추가합격 미선발과 1·2차 시험 중복합격자를 고려하면 2차시험에 따른 등록 인원은 적게는 수십명에서 백여명 규모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강북의 일반고에서 7년째 입시지도를 하고 있는 교사 이모씨는 “연대 논술은 과학고, 영재고나 일반고 최상위권에게 유리한 특성을 매년 보여왔기 때문에 2차시험을 치러도 1차에서 고득점을 한 학생들이 합격권에 들 가능성이 높다”며 “중복합격자가 대거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어 “2차 시험일이 다음달 6일 수능 성적 발표 이틀 후이기 때문에, 정시에서 서울대나 의·치·한의학과에 도전할 만한 점수를 받은 학생은 2차 시험장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상위권 학과, 선발 인원이 많은 학과를 중심으로 합격자 풀에 변화가 생길 수 있겠지만, 큰 이변은 일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29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건물 안내판에 ‘논술 파이널’ 개강을 알리는 광고가 게시돼 있다. 이규희 기자   

◆수험생 “지푸라기 잡는 심정”…학원가 문전성시

 

수험생 입장에서는 여전히 해당 전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 우선 연세대는 2차시험의 합격자를 다음달 26일 이전에 발표할 예정이지만, 구체적 일정은 밝히지 않고 있다. 또 1차시험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수험생 측이 소를 취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향후 법원 판결도 시험을 뒤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흐름을 지켜보는 수험생들은 불안한 마음을 안은 채 학원가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사교육 업체들은 이달 27일 연세대가 2치시험 시행 발표를 하자마자 속속 ‘연세대 논술 파이널반’을 개설했다. 2차시험 직전까지 연세대 기출문제 분석과 예상문제 풀이, 첨삭을 집약적으로 하는 특강을 학원마다 개설하는 모양새다.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학원에서 발송한 연세대 2차시험 대비 특강 개설 안내 문자메시지. 이규희 기자

강남구 대치동 한 논술학원 관계자는 “연대 출제 기조를 분석해 만든 예상문제를 제공하고, 풀이 과정에 감점이 나올만한 부분들을 일대 일 첨삭을 통해 반복적으로 연습시킨다”며 “첨삭특강과 별도로 미적, 확통, 기하 파트별 집중 대비반도 오픈한다”고 강조했다. 대치동 다른 학원에 수강문의를 하니 “기존 수강생들로 이미 전날 접수가 마감됐다. 신규는 대기자 목록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학원으로 향한다”고 말한다. 연세대 컴퓨터과학과에 지원했다는 A(18)군은 “12월 첫째 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파이널반을 듣기로 했다. 수강료는 총 65만원이고 교재비는 별도”라고 말했다. A군은 “부모님께 (경제적 부담을 드리는 점이) 죄송하지만 돈을 아끼기보다 지금 시점에서 할 수 있는건 다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재수생 B(19)씨는 “지난주 한양대 논술을 보고 나올 때만 해도 ‘이제 쉴 수 있다’ 했는데, 생각지도 않던 연세대 카드가 부활해서 1차시험 때 연대 예상문제를 잘 적중시켰던 곳으로 특강을 등록했다”며 “시험 ‘감’을 잃지 않기 위해 (학원이)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세대를 상대로 한 소송에 참여한 수험생 C(19)씨는 “수험생들이 원하는 바는 공정한 시험과 공정한 입시였으니 2차시험은 제발 공정한 시험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