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만2000원과 1154만3000원.’
지난 3분기 하위 20%와 상위 20%의 월 평균 가계소득이다. 상위 20% 고소득층의 소득이 저소득층 10배에 달하는 상황이다. 지난 3분기 전체 평균 가계소득은 늘었지만, 이는 부자들의 소득 증가가 평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고소득층의 소득이 평균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분배 지표는 악화하고 있다.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25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4.4% 증가했다.
소득을 분위별로 보면 고소득층의 증가가 눈에 띈다. 소득 상위 20% 가구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54만3000원으로 6.5% 늘었다. 모든 분위를 통틀어 가장 큰 폭의 증가다. 4분위는 636만원(+1.8%), 3분위 436만2000원(+3.4%), 2분위 282만3000원(+3.5), 1분위 118만200원(+5.4%)으로 나타났다.
5분위의 경우 소득 중 비중이 큰 근로소득(802만4000원)이 5.0% 늘었고, 사업소득(223만4000원)은 1.0% 증가했다. 재산소득과 이전소득은 각각 11만5000원(34.2%), 80만6000원(12.6%) 증가했다.
반면, 소득 하위 20% 가구인 1분위 가구는 전체 소득은 늘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모두 감소했다. 근로소득(25만4000원)은 3.4% 감소하면서 전분기(-7.5%)에 이어 2개 분기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사업소득은 12만1000원으로 -8.6% 줄었다. 1분위 고령가구 증가, 취업자 수 감소 등이 원인이라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소득하위 20%의 소득은 이전소득(78만2000원)이 10.4% 늘면서 증가를 견인했다. 재산소득도 31.4% 증가한 1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1분위 가구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적자 상태를 보이고 있다. 적자가구는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가구를 의미한다. 쓸 수 있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적자가구 비율은 1분위가 54.8%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0.1%포인트 떨어졌지만, 여전히 50%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 기간 5분위의 적자 가구 비율은 9.5%에서 7.1%로 하락했다.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69배였다.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의 5.69배라는 뜻이다.
3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작년 3분기(5.55배)보다 0.14배 포인트 상승했다. 그만큼 저소득·고소득 가구 간 소득 격차가 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5분위 근로소득 증가가 처분 가능 균등화 배율이 증가하는 데 영향을 줬다”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 측은 5분위 배율 변동 수준이 신뢰구간 내에 있어 유의미하다고 보기어렵다며 연간 통계인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통해 분배 상황을 정확히 확인할 수있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측은 “실질소득 증가 흐름이 이어지도록 일자리 창출 노력을 강화하고 핵심 복지지출을 대폭 확대해서 약자 복지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