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정부·군대·인민은 제국주의 패권 책동에 맞서 국가의 주권과 영토 완정을 수호하려는 러시아 연방의 정책을 변함없이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순항미사일 ‘스톰 섀도’ 등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데 대응해 러시아가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지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29일 러시아 연방 군사대표단을 인솔하고 북한을 방문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을 만나 이런 내용의 담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미국이 취한 반러시아적 조치들은 분쟁을 장기화하고 전 인류를 위협하는 무책임한 행위로서 마땅히 국제사회의 규탄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서방이 키이우 당국(우크라이나)을 내세워 자국산 장거리타격무기들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게 한 것은 러시아 영토 분쟁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개입”이라며 “러시아가 적대 세력들이 상응한 대가를 치르도록 단호한 행동을 취하는 것은 정당 방위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강화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서방은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와 영국산 스톰 섀도 미사일 등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공격 제한을 해제했다. 우크라이나는 20일 스톰 섀도로 러시아 본토를 처음 공격했고 19일엔 러시아 접경지 군사시설에 에이태큼스를 발사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응해 최신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를 우크라이나로 발사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위시한 도발 세력들이 러시아의 경고를 무시해 이로울 것이 없다는 것을 명백한 행동 신호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과 벨로우소프 장관이 국방 분야와 양국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 양국의 주권과 안전 이익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고 “만족한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 전했다. 노광철 국방상과 벨로우소프 장관 간 회담에서는 양국 군대의 전투적 단결과 전략 전술적 협동을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벨로우소프 장관과 러시아 군사대표단 환영 공연과 연회에도 참석했다. 벨로우소프 장관 방북 첫날 주요 일정 대부분을 함께하며 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