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각지에서 터지지 않은 폭탄이 발견에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발견된 불발탄은 2300여 건에 달해 이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태평양전쟁 당시 미군 공습으로 떨어진 폭탄 뿐만 아니라 전쟁 과정, 혹은 종전 후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것들이 어디서 발견돼도 이상할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NHK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나고야시 중심부의 한 공사현장에서 길이 1m20㎝, 무게 250㎏의 미국제 불발탄이 발견돼 30일 자위대의 철거 작업이 이뤄졌다. 작업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됐고, 현장 반경 200m는 경계구역으로 설정돼 출입이 통제됐다. 나고야시에서는 지난 10월에도 불발탄이 발견돼 15일 철거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시에서 250㎏의 폭탄 2발 처리 작업이 있었다. 지바현 가시와시에서 올해 불발탄 3발이 모두 학교 부지에서 발견됐다. 1월에 한 발이, 이후 주변 조사 과정에서 2발이 추가로 나왔다.
방위성에 따르면 자위대의 불발탄 처리 건수는 매년 1000건 이상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2348건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지역은 태평양 전쟁 말기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오키나와현으로 지난해까지 10년 간의 불발탄 처리 건수 1만4840건 중 30% 정도인 5406건을 차지했다.
각 지역의 중심지에서까지 불발탄이 발견되면서 주민들의 불안, 불편은 커질 수밖에 없다. 나고야시의 한 주민은 NHK에는 “이렇게 가까운 곳에 (불발탄이) 있다면 다른 곳에도 있지 않을까 싶다”며 “주변에 맨션 건설도 늘어나는 데 불안하다”고 말했다.
잇달아 발견되는 불발탄은 태평양전쟁 당시 투하된 것이 많다. 가시와시의 경우 1945년 3월부터 8월까지 가시와시와 그 주변에 공습이 있었던 기록이 있다. 미야코지마시 미야코 공항은 옛 일본해군의 비행장으로 미군 뿐만 아니라 미야코지마 공격에 참여했던 영국군이 사용했던 폭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쟁 후 은밀하게 버려진 폭탄일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나카바야시 히로노부 일본대 교수는 NHK에 “전후 우리 눈에 띄지 않은 형태로 폭발물이나 무기가 버려진 적이 있다”며 “다양한 경위로 여러 곳에 불발탄이 남아 있어 우연한 계기로 가까운 곳에 발견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