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은 체내에 들어온 바이러스, 세균 등과 싸우는 정상 면역 반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입니다. … 아이가 깨지 않고 잘 자면 몸이 크게 힘들지 않다는 의미이므로 굳이 잘 자는 아이를 깨워 해열제를 먹일 필요는 없습니다. 간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을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위장 문제 및 신장 질환이 있을 경우 이부프로펜 투약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열과 함께 시작된 두통이라면 해열제 투약 및 미온수로 몸을 닦아주는 테피드 마사지 등을 이용해 적극적인 해열을 시도해봅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아프면 응급실을 바로 가야 할지, 다음날까지 기다려야 할지 고민한다. 증상만으로 부모가 아이를 판단하기는 너무 미흡한 탓이다.
서울대병원 소아응급의학과 교수진이 직접 개발에 참여한 소아응급 선별 시스템 ‘아이아파(i-apa.net)’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린 부모에게 좋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지난해 ‘소아과 오픈런’ ‘소아과 응급실 야간 진료 불가’ 등의 사태로 환자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자 소아 응급상황에서 보호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의료 정보와 적절한 대처 가이드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울대병원이 올해 1월 오픈한 온라인 플랫폼이다. 지난 10월 기준 월간 이용자 수가 1만3730명이었다.
최근에는 고도화 작업을 통해 34가지 증상별 응급처치 가이드와 응급처치 영상 자료 등 기능을 강화했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보호자가 발열, 구토, 설사, 경련 등 총 34가지 증상 중 아이의 상태를 선택하고 연령, 성별, 증상의 정도를 입력하면, 시스템이 이를 분석해 중증도에 맞춘 대응 방법을 제시한다. 경증의 경우 가정에서 적용 가능한 홈케어 지침을, 중증의 경우 응급실 방문이나 119 호출을 권장하는 맞춤형 가이드를 제공하여 보호자의 불안감을 덜고 적절한 조치를 돕는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아이아파의 이용자 만족도는 4.3점(5점 만점). 93%의 보호자가 아이가 아플 때 아이아파가 큰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고, 96%의 이용자는 주변에 아이아파를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개발에 참여한 소아응급의학과 김도균 교수는 “아이아파가 가정 내에서 소아 응급상황에 신속히 대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라며 “향후 서울 외 지역까지 서비스를 확대해 더 많은 보호자들이 의료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