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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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자녀, 혼외자 아닌 ‘아들’로 부르자”…김희경 前 여가부 차관 “‘혼외자’ 말 거슬려”

김희경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비혼 출산’을 인정한 배우 정우성의 자녀를 언급하며 “혼외자라고 부르지 말자”라고 제안했다.

 

김희경 전 여성가족부 차관. 뉴시스

1일 김 전 차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우성의 아들을 계속 ‘혼외자’라고 부르는 것이 너무 거슬려서, 좀 그러지 말자고 말하고 싶다”라고 했다.

 

김 전 차관은 이 같은 제안을 한 이유에 대해 “부모의 혼인 여부에 따라 아이를 혼외자·혼중자로 구분하여 부르는 것 자체가 정상성에 대한 지독한 강조인 데다 편견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모를 중심에 두고 바라보는 시각이고, 아무런 책임도 없는 아이에게 부정적 낙인을 찍는 용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차관은 과거 정부에서 일하던 때를 언급하며 “가족 다양성에 대한 인식조사를 해서 발표한 적이 있는데 '혼외자·혼중자의 구분은 차별적 용어이니 없애야 한다'에 국민의 76%가 찬성했다”고 떠올렸다.

 

김희경 전 여성가족부 차관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당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5.6%가 ‘혼인 외 출생자’라는 법적 용어 동의 폐기에 동의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의 찬성 비율이 78.4%로 남성(72.9%)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40대의 찬성 비율이 83.6%로 가장 높았으며, 70대는 56.3%에 그쳤다.

 

현행 민법은 부모의 혼인 여부에 따라 태어난 아동을 '혼인 외의 출생자'(혼외자)와 '혼인 중의 출생자'(혼중자)로 구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차관은 “다수가 이미 낡았다고 느끼는 차별적 용어인 '혼외자'라고 아이를 부르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이를 중심에 두고 보자. 혼외자가 아니라 그냥 아들”이라고 강조했다.

 

정우성이 지난 11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다관객상 시상자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우성은 최근 모델 문가비가 출산한 아들의 친부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아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혼외자 논란 이후 처음으로 등장한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재차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우성은 “저에게 사랑과 기대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염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모든 질책은 제가 받고 안고 가겠다.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했다. 정우성이 해당 논란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한편 배우 정우성과 모델 문가비가 결혼하지 않고 부모로서 아이 양육을 책임지겠다고 밝히며 비혼 출산이 화두로 떠올랐다. 통계청이 지난 8월 발표한 ‘2023 출생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법적으로 혼인관계가 아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1만900명(4.7%)이다. 법적 혼인 외 출생자 수는 2020년부터 늘어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다. 전체 출생아 중 혼인 외 출생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1.9%, 2020년 2.5%, 2022년 3.9%, 2023년 4.7%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