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일본 교도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러시아 서부로 파병된 북한군이 전투 중 사망하거나 부상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교전 중인 최전선에 더 많은 북한군이 투입돼 총알받이로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북한군 사망·부상자 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자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확실하게 약속받아 러시아의 침공을 억제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 일부 영토는 전투 종결 후 협상을 통해 되찾을 수 있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모든 영토의 탈환을 목표로 항전을 공언해 왔던 기존 입장에서 영토 회복 전이라도 휴전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방침으로 전환한 것이다.
그는 “우리 군이 크름(반도) 등 일부 영토를 탈환할 힘이 부족하다. 이것이 진실”이라며 “외교 해결책을 찾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새로운 침략을 시도할 수 없을 정도로 우크라이나가 강해질 때 비로소 외교적 수단을 생각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승인을 촉구했다.
유럽연합(EU) 새 지도부는 출범 첫날인 이날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대표, 마르타 코스 확장·동유럽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EU의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서방에서 받은 장거리 무기 사용 확대를 EU가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EU 지도부의 이날 우크라이나 방문은 내달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이고 러시아와 협상을 통한 신속한 종전을 공언한 트럼프 당선인에게 유럽 진영이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회의 산하 ‘거짓정보 대응센터’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에 최신형 240㎜ 다연장로켓포(방사포)를 포함한 주력 포격시스템 100대를 제공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할 당시 기동성을 갖춘 로켓포 발사기를 1000대 넘게 보유하고 있었지만, 전쟁이 2년10개월째 계속되면서 전력에 손실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