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美, HBM 대중 수출통제 발표…삼성전자 등 한국도 영향

미국이 중국의 인공지능(AI) 군사활용 등을 억제하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출통제에 나선다. 이번 조치는 미국 기술을 이용한 반도체 업체에 적용돼 한국 기업들 역시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2일(현지시각) 관보에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첨단 컴퓨팅 및 반도체 제조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 보완 규정을 발표했다.

 

BIS는 규정에서 "첨단 인공지능(AI) 모델과 슈퍼컴퓨팅 응용기술(applications)에 필요한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제공하는 특정 HBM 상품에 대한 새로운 통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메모리로, AI반도체 핵심 부품이다.

 

BIS는 "이러한 응용기술은 첨단 군사 및 정보 기술을 활용가능하게 하고, 비전문가가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하는 진입 장벽을 낮추며 강력한 공격형 사이버 작전을 지원하거나 인권 유린을 저지르는데 사용되는 대규모 감시를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구체적으로 '메모리 대역폭 밀도'가 평방밀리미터(㎜) 당 초당 2GB를 초과하는 HBM의 대중 수출을 통제할 것이라며, 현재 생산 중인 모든 HBM 스택은 이러한 임계값을 초과한다고 부연했다.

 

사실상 모든 HBM을 통제하겠다는 것인데 세계 HBM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SK하이닉스에 비해 삼성전자에 영향이 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조치는 HBM으로 불리는 첨단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상무부 허가를 받지 않고 제품을 중국으로 보낼 수 없도록 한다"면서 "HBM 주요 제조업체는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국에 본사를 둔 마이크론 등 세 곳"이라고 전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9월 미국이 HBM 수출통제 가능성과 관련해 "(HBM을 만드는) 3개 기업 중에 2개가 한국기업이라고 하면, 너무나 우리에게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가 한국 기업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상무부가 이번 조치에 외국산직접제품규칙(FDPR)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부품을 사용한 해외 업체들 역시 수출통제에 동참하도록 하는 규칙이다. 때문에 반도체 설계·제작에 미국 기업 기술 및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적용 대상이다.

 

이번 조치에 정통한 관계자는 파이낸셜뉴스(FT)에 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와 일본은 자체 수출통제를 도입하기로 해 FDPR 적용을 면제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아직 면제를 적용받지 못했으며, 추후 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언급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