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근무하는 40대 후반의 공무원인 김모씨는 올해 초 소유하고 있던 세종시의 아파트를 매도하여 얻은 자금을 바탕으로 서울 광진구에 있는 한 아파트를 매수했다.
그는 주전매매를 통해 매수 자금을 확보했는데 주전매매란, 집주인이 자신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를 매도한 후, 그 아파트를 매수한 새로운 소유자에게 전세로 들어가는 거래 형태를 의미한다. 이 과정을 통해 집주인은 자신의 아파트를 판매하여 자금을 확보하고, 동시에 새로운 집주인과의 계약을 통해 전세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주거 공간을 유지하게 된다.
이른바 그는 외지인 갭투자를 한 셈이다. 그의 이러한 결정은 세종시의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했고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세종시 아파트 시세 차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지방에서는 전세로 거주하고 서울에 집을 사두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김씨처럼 지방에 실거주하면서 서울 아파트를 매수해두는 투자자들의 비중은 전체의 22%인 것으로 드러났다.
3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누적)까지 서울 거주자 외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전체의 22.7%를 차지했다.
다만 작년 대비 2%포인트가량 비중이 감소했다.
올해 들어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최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늘며 가격 부담이 커지자 외지인 투자자들의 매입 조짐도 주춤해진 것으로 보인다.
강남3구의 일부 선호 아파트들은 최고가를 기록한 가운데 특히 서초구의 대장아파트 반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면적 84㎡의 경우 60억원에 신고가 거래되며 주목을 받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강남구(23.1%)와 서초구(21.8%), 송파구(26.0%) 등 강남 3구는 일제히 작년(23.6%, 23.4%, 29.2%)보다 비중이 감소했고, 마포구(25.4%)도 역대 최대였던 작년(30.6%)보다 비중이 축소됐다.
중저가 단지가 몰린 노원구(20.4%)·도봉구(15.8%), 강북구(16.4%) 등도 외지인 매입 비중이 작년(각 21.2%, 20.4%, 36.0%)보다 줄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부동산 시장은 8월을 고점으로 조정 국면에 접어든 상태”라며 “조정폭을 둔화시킬 수는 있으나 단기간에 본격 상승으로 반전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집값이 여전히 비싼 데다가 대출규제가 더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