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2년만에 최대치… ‘갭투자’ 신호탄?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54.01%
지난 1일 서울의 아파트 단지. 뉴스1

 

부동산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데 주요 지표가 되는 전세가율이 약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4.01%로 지난 2022년 10월 54.67%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았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역시 67.7%로, 2022년 12월 67.3%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전세가율은 전셋값이 주택의 시세에 대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예를 들어, 주택 시세가 10억 원이고 전셋값이 6억 원이라면 전세가율은 60%이다.

 

구별로는 강북구(62.6%), 중랑구·금천구(62.0%), 성북구(61.4%), 관악구(61.2%), 은평구(60.8%), 서대문구(60.1%) 등의 전세가율이 60%를 넘었다.

 

이에 비해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구(42.3%)와 송파구(45.0%), 서초구(46.7%) 등 강남 3구는 전세가율이 50%에도 못 미쳤다.

 

전국적으로 경기도 이천(79.0%)과 충북(78.7%), 전남(78.6%), 경북(78.2), 전북(78.0%) 등은 전세가율이 높아 80%에 육박했다.

 

전세가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매매 수요보다 전세 수요가 더 큰 것으로 볼 수있다. 

 

현재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의 대출 옥죄기로 가계대출이 어려워져 아파트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기기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모습. 뉴스1

 

전날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33조338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월보다 1조2576억원 증가한 것이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10월 1조1141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1조원대를 나타냈는데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두 달 연속 가계대출 증가폭이 1조원대에 그치면서 안정세를 찾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세가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더 적은 돈으로 주택을 매수할 수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갭투자가 성행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갭투자란 주택이나 부동산을 매입할 때, 전셋값과 매입가격의 차이를 활용하여 투자하는 것을 말하는데 투자자는 전세를 놓고 있는 주택을 구매하여 임대 수익을 얻거나, 시세 상승에 따른 자본 이득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주택의 매입가격이 5억 원이고 전셋값이 3억 원이라면 갭은 2억 원으로 전셋값이 올라갈수록 상대적으로 투입 자본은 줄어들게 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 정책 등으로 인해 갭투자가 늘어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분석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가 팽창하는 걸 용인할 수 없다”며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대해선 12월이 지나더라도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주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갭투자는 부동산 상승기에 주로 나타난다. 최근에는 부동산 경기가 워낙 안좋기 때문에 갭투자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두 달 연속 기준금리가 내렸지만 대출 금리는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체감하는 효과가 작아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