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 전통시장은 총 59개소가 분포하고 있으나, 화재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대형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30년 이상 낡은 건물과 점포가 밀집된 곳이 많은 데다 전기, 가스, 소방 시설이 노후화되거나 인화에 취약한 물질을 취급하는 업소 또한 많다. 게다가 많은 노점상과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화재 발생 시 소방차 진입에 지장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주요 전통시장에는 화재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119와 공유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화재감시시스템이 설치돼 있으나, 화재 발생 지점만 확인할 수 있을 뿐 최단 시간에 출동해 초기에 진화할 수 있는 경로 등은 119 소방관들의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
전북도소방본부가 이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손잡고 화재·구조·구급 등 재난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4차 산업 기반 전통시장 지능형 출동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전통시장 안팎의 도로와 개별 점포 등 공간정보를 전자지도로 구축한 뒤 이를 소방출동시스템과 연계해 최단 경로를 자동으로 안내해 현장에 빠르게 도달하도록 돕는 구조다. 1380여개 전국 전통시장 가운데 첫 시도다.
이를 위해 전북도소방본부는 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광주호남본부와 전통시장 화재안전망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전통시장의 밀집된 점포와 미로식 통로 등 구조적 한계로 인한 화재 위험을 개선하고 상인들의 자율적 안전 의식을 높이기 위해 화재 예방협업 시스템 구축과 자율소방대 활동 지원사업도 함께 벌인다.
화재예방 협업시스템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관해 추진 중인 전통시장 합동점검 시 소방이 함께 참여해 점검 결과에 따른 조치 여부 등을 사후 관리하고, 자가 개선이 어려운 점포에 대해서는 공단에서 소화기 등 소방 용품을 지원해 화재 예방 환경을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방식이다. 소방청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간 전국 1380여개 전통시장 발생한 화재는 총 289건이다.
소방본부는 시장 상인들이 주도하는 자율소방대 활동과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찾아가는 소방교육·훈련을 실시한다. 공단은 겨울철 심야 시간 화재 예방 순찰과 안전 점검 등 자율소방대 활동에 필요한 방한 조끼·장갑 등 물품을 지원한다.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전통시장 화재 안전망이 견고해지고 시장 상인들의 안전의식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통시장 안전 환경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을 꾸준히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